은행, 불황 안타는 20대 고객 확보 경쟁 '후끈'..수익성은 '미지수'
2012-11-06 17:07:11 2012-11-06 17:08:57
[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수익성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은행권이 '20대' 마음잡기에 한창이다. 20대 젊은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불황에 덜 민감한 데다 한번 유치하면 '장기 단골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어 마케팅 비용만 잡아먹는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 20대 전용 브랜드 출시 '붐'
 
6일 은행권에 따르면 각 은행들은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을 대상으로 공격적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스무 살, 우리'라는 20대 전용 브랜드를 내걸고 '우리 신세대통장'과 '우리V체크그린카드' 등 전용 상품을 선보였다. 우리 신세대통장은 고액거래가 아닌 소액예금에 우대 이율을 적용하는 게 특징이다.
 
우리 신세대 통장은 출시 직후인 지난 1월 25만4000여좌에서 9월 기준 37만여좌로 증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월 이화여대와 고려대 앞에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은행 창구 대기 시간 없이 금융 업무를 처리하는 '스마트 브랜치'를 개설하기도 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20대 전용 브랜드 'S20'를 출시하고 '신한S20통장' 등 전용 상품을 내놨다. 신한S20통장 역시 출시 당시 7064좌에 불과했지만 매달 신규좌수가 꾸준히 늘어 지난 10월 기준 누적좌수가 30만8980좌에 이른다. 누적금액도 출시 1년 2개월 만에 919억원을 돌파했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 6월 경희대 앞에 스마트 브랜치인 'S20스마트존'을 열어 대학생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단골고객 확보로 향후 이익 창출 기대 
 
은행권은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 고객 확보와 미래에 얻을 수 있는 기대이익에 희망을 걸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20~30대 고객층은 당장은 수익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장기 단골 고객 확보 면에서 중요하다"며 "몇십년 후를 바라보는 투자 개념"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20대를 향한 은행권의 러브콜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은행도 20대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하나은행은 20대를 위한 맞춤형 금융 브랜드 '와삭바삭'을 출시하고 대학생 전용 통장인 '하나 와삭바삭 통장'을 선보였다.
 
하나 와삭바삭 통장은 봉사활동 이력이 있거나 학기 평균학점 B학점 이상인 대학생이면 누구나 전자금융수수료를 무제한 면제받을 수 있다. 또 취업 후 와삭바삭 통장을 급여통장으로 쓸 경우 하나은행 적금 가입과 신용대출을 받을 때 년 0.5% 우대금리가 제공되는 '타임캡슐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요구에 맞는 체크카드 등 다양한 제휴 서비스와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요 비용 지나치다' 지적도
 
 
하지만 실적에 비해 소요되는 마케팅 비용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20대 전용브랜드로 '락스타(樂star)'를 선보인 후 전용 점포·상품 외에도 콘서트와 공모전 등 각종 이벤트를 벌이며 20대 고객 유치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 2011년 1월 숙명여대에 락스타 전용 점포를 처음 개점한 이후 지금까지 41개 점포에서 1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대학생 전용 영업점를 운영하고 있는 다른 은행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 관계자들은 "개별 영업점의 수익은 따로 집계하고 있지 않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시행 초기인데다 마케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라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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