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달 말로 예정된 가운데 휴대전화 사업뿐만 아니라 TV 등 주력가전이 속한 HE사업부도 실적 악화의 복병으로 부각되고 있다.
세계 경기가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가 수요 부진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로 이익률 저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 KB투자증권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3분기 매출 12조7000억원, 영업이익 162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KTB증권 역시 매출액 12조7000억원, 영업익 1811억원 등으로 예상하는 등 일부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2000억원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제기했다.
이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3490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영업이익 급감은 LG전자의 주력 사업인 가전이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든 데다 휴대전화를 담당하는 MC 사업부가 여전히 활로를 못 찾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그간 나홀로 살림을 이끌어왔던 HE 사업부마저 부진에 빠지면서 실적 악화의 복병으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증권업계가 추정하는 LG전자의 3분기 LCD TV 출하량은 600만대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KTB증권은 LG전자의 3분기 LCD TV 출하량이 612만대로 2분기 599만대에 비해 13만대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KB투자증권 역시 출하량이 63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LCD TV 출하량은 예상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겠지만 과도한 마케팅비 지출이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순학 KB투자증권 연구원은 "TV사업에서 3%대의 안정적인 마진 창출을 기대했으나 유럽의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수요 부진에 따른 마케팅비 지출이 증가하면서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당초 TV 사업 부문에서 3%의 마진을 기대했으나 재고 조정이 앞당겨지면서 1%대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4분기 IT업계의 가장 큰 이벤트인 '블랙프라데이' 시즌을 앞두고 기존 제품들의 재고 조정을 위해 프로모션 할인을 진행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박상현 KTB트자증권 연구원 역시 "영업이익 전망 하향 조정의 주된 원인은 LCD TV 수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가격 프로모션을 조기에 시행한 탓"이라며 "마진이 기존 2.5%에서 1.9%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수요 부진이 지속되면서 4분기에 진행되던 가격 프로모션 행사를 한 분기 앞당기면서 3분기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HE사업부의 부진은 4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TV 수요의 부진은 세계경기 침체와 직결돼 있다"면서 "원활하지 못한 제품 판매가 마케팅 비용 증가를 초래하는 현상은 4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AE사업부의 중심축인 에어컨이 비수기로 접어 든 데다 MC 사업부마저 눈에 띠는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점도 실적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앞서 지난 5월 중순 출시된 '옵티머스 LTE2'의 경우 9월말까지 70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그동안 LG전자가 선보인 스마트폰 가운데 기술적인 측면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마케팅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출시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야심작 '옵티머스G'가 추석 직전에야 시장에 출시되며 사실상 진검승부 시기를 4분기로 미뤘다.
한편 국내 전자업계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의 실적 격차는 날로 심화되는 양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2조9044억원, 250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8조1000억원, 매출액 52조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양사 간의 매출은 4배, 영업이익은 32배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특히 지난 2분기 매출 3.7배, 영업이익 19.27배에서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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