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경기침체 여파로 저축은행들의 건전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1조원이 넘는 적자 규모를 보이는가 하면 자기자본을 모두 까먹은 저축은행도 1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증자를 추진 중인 저축은행 3곳은 계획대로 자금 수혈이 안 될 경우 퇴출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2일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영업 중인 93개 저축은행은 2011회계연도(2011년 7월~2012년 6월) 기준 1조209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말 영업 중이던 저축은행(94개사)의 적자 2조2037억원에 비해 저축은행 산업전반으로 볼 때 적자폭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올해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이 43곳(전년 적자 48곳)에 달해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저축은행이 부실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회사가 영업정지된 진흥ㆍ경기(한국저축은행 자회사)와 토마토2(토마토저축은행 자회사) 등의 적자는 수천억원에 달했다.
진흥저축은행은 336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토마토2는 2078억원, 경기는 1824억원의 적자를 냈다.
대형저축은행 계열사로는 현대스위스 계열이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스위스는 621억원, 현대스위스2는 273억원의 적자를 봤다.
자본이 완전히 잠식된 저축은행도 10곳에 달한다.
경기, 골든브릿지, 대원, 삼일, 세종, 신라, 우리, 진흥, 토마토2, 더블유 등 10곳은 자기자본을 모두 까먹었다.
이 중 3곳은 대주주의 자금 투입 및 자산매각 추진 등으로 회생을 도모하고 있지만 증자가 어려울 경우 퇴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종식 금감원 저축은행감독 국장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 미만인 저축은행 11개 중 예금보험공사가 관리 중인 곳을 제외하고 3곳은 완전히 증자를 마쳐서 현 시점에서 BIS비율이 5%를 넘겼다"며 "하지만 나머지 3곳은 현재 증자를 추진 중으로 증자 여부에 따라 추가 퇴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0% 이상인 저축은행은 56개로 집계됐다. 현대스위스의 BIS비율은 3.02%로 나타났으며 HK와 동부저축은행은 각각 10.18%, 12.49%를 기록했다.
하지만 토마토2(-26.24%), 우리(-20.66%), 진흥(-7.45%), 경기(-2.86%), 신라(-0.34%) 등 11곳은 BIS 비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BIS비율이 1% 미만이면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경우 영업정지 대상이 된다. 때문에 이들 저축은행이 증자를 통해 BIS 비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내년 초 추가 영업정지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안 국장은 "경영개선 명령을 내리기까지 행정절차법상 소요되는 기간 등을 감안하면 연내 추가 퇴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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