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홈쇼핑-입점 업체' 뒷돈 의혹 본격수사
2012-09-24 17:02:28 2012-09-24 17:03:56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검찰이 '홈쇼핑에 상품을 노출시켜주겠다'며 억대의 돈을 챙겨온 홈쇼핑 상품기획자(MD)를 구속하고 홈쇼핑 업게의 '뒷돈 의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박근범)는 24일 홈쇼핑 출연을 약속하며 업체 7곳으로부터 4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N홈쇼핑 MD 전모씨를 지난 21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홈쇼핑 MD는 홈쇼핑에 나오는 상품을 기획하고 최종적으로 상품을 방송에 내보낼지 결정하고, 상품의 방송 지속여부, 방송 시간대 편성 등을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홈쇼핑 MD가 금품비리로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전씨는 자신이 수사대상에 오르자 지난 7월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2008년 말부터 올해까지 수차례에 걸쳐 홈쇼핑 입점을 희망하는 건강기능상품 업체 3곳과 사은품 제공 업체 4곳 등을 상대로 4억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씨는 주로 건강기능상품과 관련된 상품을 취급하는 팀에 속해 있어, 자연스럽게 이들 업체와 접촉하며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이 단순히 전씨 개인의 비리인지, 홈쇼핑 전반에 퍼져있는 구조적 비리인지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다른 홈쇼핑 업체들의 비리가 발견될 경우, 검찰의 수사는 홈쇼핑 업계 전반에 대한 구조적 비리로 번질 가능성도 높다.
 
검찰 관계자는 "전씨가 단순히 직업윤리를 벗어나 금품을 수수한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으로 업체들이 상납을 한 것인지 수사를 해봐야 안다"면서 "홈쇼핑 업체들이 MD의 비리 사실을 몰랐다는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수사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청 공무원인 전씨 아버지의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돼 전씨 아버지가 일하는 식약청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씨 아버지의 혐의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이 되지 않았다"면서 "전씨가 주로 건강기능상품 업체와 관계를 맺고 있어 식약청 업무와 관련이 있는지, 전씨에게 계좌를 단순히 빌려준 것인지 여부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씨의 아버지는 식약청 위해사범중앙조사단 팀장으로 근무하다 최근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직위해제됐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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