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기다렸다. 아이폰5"..LTE 특허전쟁 돌입
2012-09-13 11:40:15 2012-09-14 17:59:43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미국 법정 평결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양사는 ‘제2차 특허전쟁’으로 불리는 통신특허 소송 준비에 돌입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5가 미국을 비롯해 한국, 일본 등지에서 LTE(롱텀에볼루션)를 지원함에 따라 통신특허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반격이 언제쯤 본격화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미국 법원에서 애플에 완패한 이후 "애플이 LTE폰을 출시할 경우 문제 제기에 나설 수 있다"고 공언해왔고, 애플 역시 지난해부터 LTE와 관련된 특허를 사들이며 다가올 특허전쟁에 대비해왔다.
 
일단 통신특허와 관련해서는 삼성의 '전투력'이 애플을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및 관련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2월 글로벌 컨설팅 그룹 톰슨 로이터와 특허평가 전문업체인 AOP(Article One Partners)는 삼성이 노키아, 퀄컴과 함께 특허 경쟁력 3강 체제를 구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에 신고된 LTE 표준특허 건수도 819건으로 가장 많다.
 
지난달 미국 법원에서는 애플이 삼성의 3G 통신특허를 침해하지 않은 것으로 평결했다. 당시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무기로 삼았던 3G 통신특허의 경우 '프랜드 원칙'(FRAND)이 적용되는 표준특허가 상당수 포함됐다. 이는 반독점 위반이라는 양날의 검이기도 했다.  
 
하지만 LTE 통신특허의 경우 표준특허가 아닌 상용특허(비표준특허)로서 '프랜드' 규정이나 반독점 위반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삼성은 부담감을 벗은 채 자유롭게 공세가 가능하다.  
 
삼성의 강점은 또 있다. 통상 휴대폰 제조사로서는 비공개로 등록되는 타사의 상용특허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 수 없기 때문에 자사가 경쟁사의 통신특허를 침해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25만개에 이르는 통신특허 중 애플이 삼성의 상용특허를 모두 벗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다.
 
IT업계의 한 전문가 또한 "애플이 퀄컴의 LTE칩을 사용하더라도 제조과정과 운영체제(OS) 구동 과정에서 삼성이 보유한 상용특허를 모두 피해가기는 어렵다"며 삼성의 우위론을 강조했다.
 
연장선상에서 대만의 제조업체인 HTC의 향후 행보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미 대만 업체 HTC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LTE 특허 소송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머스 펜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판사는 지난달 애플과 HTC 간의 특허침해 소송에서 “애플은 HTC가 제소한 무선단말기 데이터전송 특허를 모두 무효화해야 하는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애플의 최신 아이패드와 차세대 아이폰5의 대만 판매가 금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반면 일각에서는 애플이 LTE와 관련된 특허를 침해했다고 해도 실제로 미국 법정에서 삼성이 승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법정과 배심원단이 판단하기에 통신특허는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전체 특허수도 나열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팀쿡 애플 CEO는 이번 아이폰5 출시 행사에서 "LTE는 지상에서 존재하는 테크놀로지 중에 가장 복잡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과 애플의 통신특허 전쟁이 결국 전문적인 내용의 지루한 공방전으로 이어지다가 끝내 크로스라이선스(상호특허 교환)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12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바 부에나센터에서 아이폰5를 공개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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