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4개월이 넘게 이어진 통합진보당 사태는 결국 분당으로 결론이 났다. 제3당이 반으로 쪼개지면서 향후 국면의 추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기갑 전 대표는 10일 대표직 사퇴와 탈당을 선언하며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비례대표 의원 4인(박원석·서기호·정진후·김제남)의 당적을 무소속으로 매듭짓고서다.
탈당파는 이제 단계적 퇴각을 준비하고 있다. 11일에는 권영길·천영세·문성현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탈당 기자회견을 갖는다. 참여계 당원들도 집단으로 탈당한다.
12일에는 지역구 의원 3인(심상정·노회찬·강동원)외 유시민·조준호 전 공동대표가 탈당 행렬에 합류한다.
이어 13일 구 민주노동당 전 최고위원들과 혁신에 공감하는 지방의원들, 당직자 및 지도부 순서로 탈당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진보정치 혁신모임'은 잇따라 회의를 갖고 본격적으로 창당 및 시점에 대해 논의한다. 지역 단위에서도 마찬가지다.
반면에 당에 남게 된 구 당권파는 당 사수를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구 당권파는 '전자' 중앙위원회를 열어 민병렬 최고위원을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 선출했다.
오는 16일에는 당 정상화 방안 심의·의결을 위한 임시 당 대회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해 대선일정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민병렬 직무대행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자, 농민, 당원 그 누구도 분열과 탈당을 원하지 않았다"며 탈당파들을 비판했다.
그는 "통합진보당은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뚫고 보수정치가 판치는 척박한 이 땅에 진보정치의 희망을 일궈온 당"이라며 "진보의 길을 의연하게 걸어갈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들은 전날 스스로 제명을 받아들이고 당을 떠난 비례의원 4인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하기도 했다.
나갈 때는 나가더라도 비례대표 의원 자리는 두고 나가야 한다는 것으로, 대선출마가 감지되고 있는 이정희 전 공동대표는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성토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면 통합진보당은 탈당 국면이 완료되면 구 당권파 의원 6인만이 남아 13석에서 급격하게 세가 위축되게 된다.
이에 혁신모임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이 출범하면 셀프 제명 논쟁과 더불어 참여계 펀드 부채에 대해서도 법적인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창당 일정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어, 민주노총 등 노동계와 진보적 시민사회의 참여 여부에 따라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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