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황민규기자] "선 없는 충전시대가 열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약속이나 한 듯 전략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무선충전기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렸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갤럭시S3' 발표회에서 공진유도 방식의 무선충전기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같은 달 중순 LG전자는 자기유도 방식의 무선충전이 가능한 '옵티머스 LTE2'를 내놓으며 무선충전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하지만 양사의 공언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아직 무선충전기를 내놓지 못한데다 고집했던 공진유도 방식을 버리고
LG전자(066570)가 채택한 자기유도 방식으로 선회했다. LG전자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옵티머스G에서 일체형 디자인을 적용하며 무선충전을 아예 배제시켰다.
삼성 애니콜 공식 액세서리 브랜드 회사인 애니모드 관계자는 "현재 갤럭시S3용으로 자기유도 충전기를 개발 중"이라며 "이달말에는 시중에 본격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모드는 이건희 회장의 조카 김상용 사장이 경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12'에서 '갤럭시노트2'를 공개했지만 무선충전기에 대한 언급은 일체 없었다.
옵티머스 LTE2를 출시하며 무선충전기를 함께 선보인 LG전자 역시 잠잠하다. 갤럭시S3보다 먼저 무선충전기를 출시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기유도 방식의 기술 우위를 강조했지만 정작 하반기 기대작인 옵티머스G에선 애플 아이폰처럼 일체형의 배터리를 선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G폰은 하드웨어 스펙과 디자인이 강조된 탓에 적용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무선충전기가 '반짝' 조명을 받고 그친 데에는 소비자들의 외면이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무선충전을 하려면 10만원대인 관련 액세서리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게다가 기존 방식보다 충전이 더딘데다 완충도 되지 않아 소비자들로선 굳이 무선충전기를 살만한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선충전기는 선을 쓰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충전하는 게 장점이지만, 현재 시중에 나온 충전기는 활동성이 많이 떨어지다보니 호기심 차원에서 관심을 받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충전패드에서 조금만 떨어져도 충전이 잘 이뤄지지 않고, 가격도 비싸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김현용 SK증권 연구원은 "무선충전이 일반화 되려면 제조사들이 관련 제품의 비용을 낮추거나 획기적인 기술 진보를 이뤄야 한다"며 "현재로선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데 1~2년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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