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최근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이 대기업에 대한 조세감면을 폐지하고, 증세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힌 가운데 재계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전국경제인엽합회는 '기업 R&D 투자현황 및 조세지원제도 개선과제' 보고서를 통해 2010년 기준 대·중견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은 24조2000억원으로 전체 기업의 73.8%를 차지했지만 R&D 투자액 대비 관련 세액공제액은 59.8%였다고 26일 밝혔다.
대·중견기업의 R&D 투자액 대비 세액공제액 비율은 2008년 5.5%에서 2010년 4.8%로 지속적으로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동안 8.4%에서 9.1%로 늘었다는 설명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2010년의 경우 중소기업의 공제액 비율(9.1%)은 대·중견기업 공제액 비율(4.8%)과 비교할 때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행 R&D 조세제도의 혜택이 대·중견기업에 편중됐다는 지적은 오해"라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올해 말 일몰이 다가오는 R&D 조세제도의 연장을 요청했다.
전경련은 기업의 R&D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율을 1%p 낮출 경우 투자 유인이 낮아져 국내 총생산이 0.062%p 감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2010년 기준 약 32조원 규모의 기업 R&D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율을 6%에서 5%로 낮추면 세수는 3200억 원 가량 증가할 수 있지만 이에 따른 경제 성장률 하락으로 최대 72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R&D 조세지원제도는 대기업-중소기업의 양분법적 논리보다는 기업의 R&D 투자 확대를 통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며 "우리 기업의 투자는 글로벌 경쟁국 대비 규모는 아직은 부족한 수준으로, 적극적인 투자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를 유지해야 할 것"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재계의 주장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선 대기업에 편중된 조세지원정책은 정당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효과도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여연대가 지난 5월 발표한 '법인세제 개편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의 2010년 취업계수는 1.19로 전체 제조업 평균(1.52) 이하였다.
참여연대 측은 법인세 부담은 대기업과 10대 기업의 고용과 중소기업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투자와 고용창출을 목표로 시행된 법인세율 인하정책은 그 실효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대기업에 집중된 조세지원정책 또한 그 정당성을 주장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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