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전자는 22일 세계 최대 84형 초선명 TV(UD TV)를 국내시장에 출시하며 초대형 프리미엄TV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전자(066570)는 이번 주말부터 주요 백화점을 비롯해 LG 베스트샵, 하이마트 등 전국 LG전자 매장에서 UD TV(모델명84LM9600)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제품은 42형 TV 4대를 합친 크기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출시된 TV 가운데 가장 크다. 84형의 대화면과 풀HD(1920×1080)보다 4배 높은 해상도(3840×2160)를 통해 또렷한 화질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 기자가 기존 72형 시네마 3D TV와 비교체험을 했을 때 인물의 솜털과 땀방울 하나까지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영화를 감상할 때 마치 화면 속에 직접 들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임장감'이 확연했다.
임장감은 화면이 크고 해상도가 높아야 느낄 수 있는데, UD TV는 42형 TV보다 크기가 4배나 커 망막을 다 덮을 수 있다. 픽셀은 기존 픽셀 크기의 4분의 1 수준으로 촘촘해 섬세한 영상 표현이 가능하다.
특히 UD화질 영상을 손실 없이 표현하기 위해 고해상도 데이터 처리 기술인 '시네마3D UD 엔진'을 탑재함에 따라 일반 영상도 제품의 UD 해상도에 맞게 선명하고 부드럽게 보이도록 했다.
세계 최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화질과 크기 면에선 탁월했지만, 비싼 가격과 빈약한 콘텐츠 등은 UD TV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된다.
LG전자는 일단 희소가치를 선호하는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지난달 중순부터 84대를 예약판매한 결과 8월 현재까지 70여대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서울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자산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태권 LG전자 한국마케팅본부 HE마케팅팀 상무는 "국내외 경기가 좋지 않지만 60인치 이상 시장은 오히려 32인치 시장보다 성장폭이 커 지난해 대비 30% 정도 판매량이 증가했다"며 "자산가들은 희소가치가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만큼 백화점과 카드사 등과 연계해 고소득층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UD TV의 판매가가 무려 2500만원대로 연내 출시가 예고된 55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가격을 2배 이상 훌쩍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판매량 증대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 등 경제 전반이 나빠지면서 불황에도 끄떡없던 백화점 매출도 지난달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하는 등 고소득층도 지갑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해당 TV를 활성화할 콘텐츠의 부족도 대중화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LG전자는 UD TV 콘텐츠의 확보 방안에 대해서 스마트TV를 통해 세계 명작 문학과 클래식 음악을 조화시킨 '스토리 북'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UD 전용 콘텐츠 보급이 활성화되는 데 2~3년 정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영화사에서 UD로 촬영한 콘텐츠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당분간 PC를 통해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권일근 LG전자 TV사업부 전무는 "앞으로 3~4년 뒤 지상파 방송에서 UD로 방송을 송출하면 셋톱박스로 연결해 시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 망설일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이번에 출시된 제품은 UD를 즐길 수 있는 점도 중요하지만 84인치 대형 TV인 게 더 중요하다"고 애써 의미를 부여했다.
아직까지 전용 콘텐츠가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라 콘텐츠의 다양화보다는 화질과 크기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한편 LG전자는 오는 9월부터 북미, 유럽을 시작으로 아시아, 중남미 등 전세계 시장에 UD TV를 순차적으로 확대 출시해 초대형·초고해상도 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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