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훈기자] 테마주. 주식시장에 새로운 사건이나 현상이 발생해 증권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일이 발생할 때 이런 현상에 따라 움직이는 종목군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 중에선 실제 해당 이슈와 무관한 종목들이 편입돼 이상급등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테마주 톺아보기'를 통해 각 테마주 종목들의 수혜여부를 점검해본다.[편집자주]
'신공항 테마주'라는 단어가 만들어진 것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의 동남권 신공항 추진 발언이 알려진 지난해 5월이다.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에 토지를 보유한 기업들이 언급되기 시작했고, 정치권에서 신공항의 입지가 밀양이다 가덕도다 논쟁이 벌어질 때면 어김없이 이들 기업에 매수세가 몰렸다.
하지만 이들 신공항 테마주들의 시가총액이 크지 않고, 종목도 제한적이다 보니 일부 투자자들의 관심이 엉뚱한 곳으로 분출되기도 했다. 신공항과 전혀 관련이 없거나 영향이 미미한 기업들이 신공항 테마주로 분류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4대강 테마주나 신공항 테마주나..오르면 그만?
홈센타(060560)는 레미콘과 같은 건축자재 도소매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있던 본사는 영업력 강화를 이유로 지난 2007년 대구광역시 북구로 이전한 이후 지금까지 마찬가지다. 17대 대선 당시엔 '4대강 테마주'로 분류되던 이 회사는 18대 대선을 앞두고선 '신공항 테마주'로 얼굴을 바꿨다.
대구 공항이 신공항으로 이전하면 이 회사의 본사 지가가 상승할 것이란 다소 억지스런 논리가 주가 상승으로 정당화됐다. 실제 지난해 3월만해도 2000원대에서 거래되던 이 회사 주가는 올해 초 6600원으로 3배가량 치솟았다. 지금도 여전히 4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회사 스스로도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홈센타 관계자는 "대구 지역에 본사와 공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신공항 테마주에 편입된 것 같다"며 "신공항 건설이 추진된다고 우리 회사가 직접적으로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다"고 말했다.
◇밀양에 땅 있는 회사는 보나마나 신공항 수혜주?
세우글로벌(013000),
한국선재(025550),
두올산업(078590)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세우글로벌은 인천 남구에 본사를 둔 플라스틱 원료 도소매업체다. 한국선재는 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한 선재류 제조가공 판매업체이며, 두올산업은 밀양시 산내면에 있는 자동차용 카페트를 제조하는 회사로 두 회사 모두 코스닥시장 상장사다.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단 한 가지가 이들을 신공항 테마주로 묶었다. 다름아닌 경상남도 동북부에 있는 도시 밀양이다. 세우글로벌의 경우 경남 밀양 하남읍에 7159㎡ 규모의 영남지사가 있고, 한국선재도 마찬가지 밀양 하남읍에 1483㎡규모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두올산업은 본사가 밀양이다.
이들 주가는 지난 2월 정점을 찍었다. 올초 600원대에 거래되던 세우글로벌은 2월 2360원까지 치솟았다. 3000원을 넘지 못했던 한국선재는 2월 4360원까지 치솟았다. 두올산업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돋보였다. 3060원에 올해 첫 거래를 시작했던 이 회사 주가는 2월 6040원까지 두 배 가량 올랐다.
◇1년 앞당겨 가덕도에 신공항 짓는다?
특히 이들은 지난 13일 정부가 신공항 건설 계획을 앞당겨 내년부터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마치 신공항의 입지가 가덕도로 확정되기라도 한 것처럼 모두 급등했다. 이들 기업 주가가 급등하자 급기야 국토부가 "특정 지역의 신공항 건설을 위한 검토 착수가 아니다"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주식시장에선 이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역의 지가가 상승할 것이란 논리가 버젓이 통용되고 있지만 증시 전문가 뿐 아니라 해당 기업들의 입장조차 전혀 다르다. 세우글로벌 관계자는 "밀양에 지사가 있다는 이유로 신공항 수혜주로 언급되고 있지만 현재 기준시가에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니며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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