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조선업계가 연일 울상이다. 침체기를 겪던 업황은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자연스레 선박 건조 등 물량 수주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는 세계 제1의 기술력을 갖춘 우리 조선업계라고 예외가 아니다.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마저 여의치 않는 극한의 상황에 내몰렸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지난 2분기 매출은 13조70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585억원을 기록, 65.2% 급감했다. 줄곧 10% 안팎을 유지해오던 영업이익률이 2분기 2.6%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직전 분기에 비해서도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63% 떨어져 실적 악화의 장기추세를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부문에서 고가의 수주 물량 비중이 줄었고, 유가 하락으로 인해 정유 부문이 부진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0년 독일 리크머스사에 인도한 1만31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삼성중공업 역시 다르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의 2분기 매출은 3조35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643억원을 기록, 22.1% 줄어들었다.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 컨테이너선 등을 저가 수주한 것이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들 조선업계가 오는 3·4분기 눈에 띌 만한 실적 개선을 이뤄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박 발주가 줄어들자 저가 수주로 연명한 것이 하반기 실적에도 부담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정유 부문 수익성은 2분기보다 나아지겠지만 조선과 해양 부문이 여전히 불투명해 실적 개선을 발목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고마진의 드릴쉽 물량이 줄어들고 저마진의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 물량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소폭 감소하거나 현 수준 유지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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