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
사진)이 주중 귀국한다. 영국 런던으로 떠난 지 25일 만이다.
이 회장은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몇몇 비서진만을 대동한 채다.
삼성그룹 등에 따르면 이 회장은 당초 지난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었다. 일정까지 연기하면서 해외 체류를 장기화한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진원지인 유럽과 일본 등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한때 세계시장을 호령했던 일본 기업들의 추락에서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삼성 관계자는 14일 “일본은 삼성에게 있어 좋은 본보기”라며 “일정을 늘인 만큼 눈여겨 볼 부분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회사들은 오늘날 하나같이 쇠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들은 삼성이 대적할 상대가 아니었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장흐름에 순응하기보다 과거만 고집하면서 점차 시장에서 소외됐고, 결국엔 삼성을 역으로 쳐다봐야만 하는 처지로까지 내몰렸다.
격세지감 속에 이 회장은 이들의 전철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순간의 잘못된 판단과 실수가 끝내 오늘날 현실로 이어진 과정과 또 현재 어떤 자세로 재기를 노리는지 등을 차근차근 짚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회장 특유의 위기경영으로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은 1993년 신경영 선언 등 위기 때마다 혁신을 외치며 삼성의 도약을 이끌어 냈다. 회장 취임 25주년을 맞아 또 한 번의 위기경영으로 그룹 전체의 신발끈을 조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삼성 관계자는 “사상 최대실적을 이어가고 있다지만 사실 내부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면서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또 그룹 전체로 봤을 때 전자의 비중, 전자 내에서는 무선사업(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아 편중성을 완화하고 밸런스를 맞추는 게 중장기 과제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한편에서는 당면한 현안은 물론 후계구도 등 삼성의 미래와 직결되는 폭넓은 구상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올 하반기 정기인사가 차기 체제로 전환하는 일대 분기점이 될 수도 있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단 이 회장은 귀국길에 직접적 입장을 표명하는 대신 내부적으로 이번 해외 체류 기간 얻은 소회와 구상 등을 전하고 독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달 22일 런던올림픽 개막식과 IOC 총회에 참석키 위해 영국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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