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한수원, 원전 재가동 위한 착시효과 '꼼수' 부리나
2012-06-12 16:59:18 2012-06-12 17:00:06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힘을 빌어 고리원전 1호기를 재가동하기 위한 '꼼수'를 부리는 것일까. 아니면 원전 재가동에 대한 '명분'이 필요했던 것일까.
 
시민단체는 이번 IAEA의 점검이 원전 전체가 아닌 지난해 2월 발생한 정전사고에 국한되지만,  한수원이 이번 결과를 두고 마치 원전 자체가 안전하다고 포장해 고리1호기 재가동을 위한 포석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IAEA는 한수원의 요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8일간 고리 1호기 정전사고 은폐 사건을 조사했다. 
 
IAEA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전사고의 원인이었던 비상디젤발전기를 포함해 발전소 설비 상태가 양호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전 재가동 여부에 대해서는 해당 국가의 정부에서 결정하는 것이 방침이라는 어정쩡한 결과만 내놨다.
 
때문에 이번 IAEA의 조사를 둘러싸고 시민단체의 반발이 크다.
 
일단 이번에 고리를 방문한 IAEA 조사단 8명 중 4명이 원전 산업계에 종사하고 있으며, 2명만 정비 전문가라는 점 때문이다. 또 8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무엇을 얼마나 제대로 점검했겠냐는 지적도 나왔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누가봐도 IAEA의 점검 결과 발표는 원전 안전성을 무마하기 위한 '쇼'"라며 "과거 IAEA가 했던 것들을 보면 더 더욱 신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이번 점검이 원전 재가동을 위해 한수원과 IAEA가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온다.
  
한수원은 과거에도 IAEA의 '덕'을 본 적이 있다. 지난 1995년 굴업도 핵 폐기장 논란이 있던 때 IAEA는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IAEA는 한국의 원전과 핵폐기장 부지에 대해서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굴업도 핵폐기장 부지는 활성단층 발견으로 취소됐다.  
 
한수원은 최근 고리 1호기 정전사고 은폐 사실이 알려진 후 연이은 비리와 부실이 드러나는 등 그야말로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한수원으로서는 이번 IAEA의 안전 점검을 통해 추락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것을 기대했을지 모른다. 
 
아니면 IAEA를 내세워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과 고리 1호기 재가동의 면죄부를 받으려는 속내일 수도 있다.
 
진위가 무엇이든 한수원은 "안전하지 않으면 재가동하겠냐"는 무책임한 태도를 버리고, 원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민들이 원전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을 나타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니 말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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