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의 배송지연 보상제, `꼼수` 비판 직면
2012-05-31 18:33:45 2012-05-31 18:34:17
[뉴스토마토 류설아기자] 직장인 조모(33)씨는 지난달 16일 가족 캠핑을 앞두고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에서 70만원대 바베큐그릴을 구매했다.
 
결제 당시 배송예정일이 3~4일로 표기돼 있어 캠핑 일정을 잡아놓은 6월 첫 주말에는 무리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 배송일이 일주일이 지나도록 상품이 배송되지 않았다.
 
이에 조씨는 11번가 측에 전화를 걸었지만 "판매자에 확인 후 답을 주겠다"는 말 뿐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3일후 다시 11번가로 전화를 걸었지만 또 다시 같은 답변을 되풀이할 뿐 무대응이었다.
 
이에 며칠 후 항의하자 11번가측은 그제서야 2500포인트를 보상 지급하겠다고 답했다.
 
조씨는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하는 소비자 대부분이 판매처가 아닌 11번가, 즉 중개 업체를 믿고 주문하지 않냐"며 "고객이 먼저 세번이나 전화했는데도 정확한 답변조차 없이 마지막에서야 2500포인트를 지급한다니 우는 아이한테 사탕주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SK플래닛마켓 11번가가 '국내 최초'로 내세운 '배송지연 보상제'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높다.
 
31일 11번가에 따르면 배송지연 보상제는 구매 상품 배달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소비자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지연보상' 마크가 있는 상품을 대상으로 '결제일로부터 2일 이내 제품이 배송되지 않으면 3일차부터 포인트와 쿠폰으로 보상하는 서비스다.
 
1일 지연시 최소 500포인트를 시작으로 최대 2500포인트에 1500원 보너스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국내 최초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한 후 정작 보상 규모는 형편없고 고객 항의 정도에 따라 보상 정도가 바뀌는 등 허울만 좋은 서비스'라고 비난하고 있다.
 
또 지급받은 포인트 사용기한이 한달로 설정돼 있어 추가 구매를 부추기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번가에서 김치냉장고를 구매했던 김모(31·여)씨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다.
 
열흘이 지나도록 배송되지 않아 판매자 측에 전화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11번가측에 연락, '직접 알아보고 답을 주겠다'고 했지만 재연락을 받지 못한 것이다.
 
김씨는 "한두푼짜리도 아니고 11번가가 워낙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해서 믿고 샀는데 정작 필요한 답변도 듣지 못하고 문제처리도 적극적이지 않았다"며 "배송지연 보상으로 2500포인트를 지급한다는 말에 어이없어 그냥 상품을 어렵게 환불하고 탈퇴해버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매자 역시 "11번가에서 배송 지연때문에 500포인트를 받았는데 사용 기한이 한달이었다"며 "한달내 다른 물건을 사게 만드는 상술이지 진짜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11번가 관계자는 "배송소요시간이 장기화되는 판매자를 대상으로 등급제를 내부적으로 운영, 배송 품질 모니터링을 통해 품질 개선 컨설팅을 시행하고 있다"며 "추후 발생하는 배송 지연 문제는 물론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고객 케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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