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제국의 조건은 개방과 관용이다. 일방성과 독점성을 가지고는 유지될 수 없다.”
이인용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부사장)은 23일 K-POP 열풍의 비결과 과제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특허분쟁의 대상인 애플을 겨냥한 말로 풀이된다. 이 팀장은 “강연에서 나온 얘기를 말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방점은 분명 일방성과 독점성에 대한 경계였다.
변화에 대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하기보다 매번 같은 디자인의 아이폰을 내놓으며 ‘일방성’을 강요하는 애플에 대한 일침으로 해석됐다. 또 ‘독점’을 위해 특허분쟁을 일삼고 있는 애플에 대한 경고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개방’과 ‘관용’을 주문했다. 독점적 지위를 남용 말고 시장에 대한 포용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제대로 된 언중유골(言中有骨)이었다. 한편으론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기도 했다.
삼성그룹의 각 계열사 사장들은 이날 사장단회의에 강헌 한국대중음악연구소장을 초청했다. 강 소장은 대중음악평론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K-POP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결정적 배경은 역설적으로 국내 음반시장의 붕괴였다. 살아남기 위한 절박함이 해외로 눈을 돌리게 했고, 이는 K-POP 열풍을 가져왔다.
참석자들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041510) 사장 사례를 들으며 “역시 고비마다 이를 뚫고 가는 한 사람의 판단과 도전의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역경이 있어야 새로운 시장도 열린다”는 도전의식에 대한 공감도 있었다.
삼성의 최고경영자들은 또 유투브 등 매체환경의 변화가 K-POP 열풍의 동인이었다는 점과 관련해 “굉장히 와 닿았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지속성을 언급했다.
“아이돌 그룹이 열어놓은 윈도우에 유통기한이 긴 상품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가 향후 K-POP을 좌우할 관건”이라는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삼성 사장단은 매주 수요일 서초동
삼성전자(005930) 사옥에서 정기 회의를 갖는다. 매번 주제를 달리해 각 분야 전문가로부터 관련분야에 대한 흐름을 듣는다. 끊임없이 배울 점을 찾는, 그래서 혁신을 이어가려는 삼성의 경영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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