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 다이렉트 뱅킹, 산은 '색깔'과 어울리지 않는 상품"
금감원 "수수료·비용 올라 장기적으로 고객 피해 입을 수도"
2012-05-11 16:29:52 2012-05-11 19:04:42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무점포ㆍ고금리 전략은 우리나라에서나 가능할까 해외에서는 통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 동안 산업은행이 추구해 온 방향과도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출시 7개월 만에 수신 1조원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무점포 은행 상품인 ‘산은 KDB다이렉트’가 산업은행의 '색깔'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무인점포를 기반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한다는 전략이지만 이는 우리나라처럼 통신망이나 금융망이 제대로 정비돼 있는 상황에서만 판매가 가능한 상품이라는 의견이다.
 
실제로 중국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은 개인컴퓨터(pc)와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수준이 매우 낮은데다 지점 개설 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과 캐나다처럼 금융 정보기술(IT)이 발달한 선진국이라도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채널에 대한 선호도가 우리만큼 높지 않은 실정이다. 결국 산은의 다이렉트 뱅킹은 국내에 최적화된 상품이라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신기반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 수익 모델로 적합한지는 의문”이라며 “그 동안 해외진출을 통해 글로벌 뱅크로 거듭날 것이라던 산업은행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무점포 전략은 비용절감 모델일 뿐 수익을 창출할 만한 모델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시대라고는 하지만 은행에서의 경쟁력은 여전히 아날로그에서 나온다” 며 “고객과의 접점이라는 측면에서 지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뱅킹이 보완재는 될 수 있어도 대체재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또 “지금껏 인터넷 뱅킹으로 성공한 은행은 거의 없다며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구현했다는 산은의 주장은 공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물론 고객 입장에서는 은행간 경쟁으로 이자가 높아진다면 나쁠 게 없다. 하지만 과당경쟁은 장기적으로 고객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과당 경쟁으로 한 쪽의 수익이 줄게 되면 은행은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수수료와 비용을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고객에게는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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