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논평 전략,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불법사찰에 불법사찰로, 논문표절에 논문표절로, 관권선거에 관권선거로
2012-04-09 14:08:49 2012-04-09 14:09:22
[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새누리당이 연일 자신들에게 겨눠줬던 의혹을 그대로 '반사'하는 논평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탈리오법칙'이라고 부를 수 있는 '눈에 눈, 이에는 이' 전략이다.
 
새누리당은 9일 민주통합당의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민주통합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월9일 산하기관 등에 공문을 보내 소속 의원들의 치적이라 할 수 있는 지역현안사업인 지하철 편의시설 설치공사에 대해 "총선 이후에 공사를 시행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 "여당후보들의 치적사업을 방해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이라 충분히 짐작된다"며 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새누리당은 이어 지난 3월22일 총선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동영상 인사말을 보내 지지발언을 해 선관위로부터 주의를 받은 사실도 거론했다.
 
송영길 인천시장에 대해서도 지난달 21일 인천 서구청에서 열린 '송영길 인천시장과 주민과의 한마음 대화'에서 주민과의 간담회라는 형식을 빌어 상대 정당의 선거공약을 조목조목 공개 비판하며 "선관위는 민주통합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관권선거 행위에 대해 엄단하여 관권선거의 치졸함을 근절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같은 새누리당의 관권선거 개입의혹 제기는 바로 전날 민주통합당이 "새누리당 송숙희 사상구청장이 지역주민 단체장과 주민들을 상대로 손 후보의 지원을 직·간접적으로 요구하는 등 관건 선거를 벌인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이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케한다. 
 
민주당에 의하면 송 구청장은 지난 8일 오전 1시3분 한 자치단체 임원에게 "위원장님 우리 손수조 많이 도와주세요.. 사상을 저들에게 넘길 수 없잖아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앞서 부산 사하갑의 문대성 후보가 논문표절로 여론의 질타를 받자 서울 종로의 민주통합당 정세균 후보의 논문표절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또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이 폭로되면서 파문이 일자 "참여정부 당시에도 불법사찰이 있었다"며 맞불을 놓기도 했다.
 
총선을 이틀 남겨둔 9일,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대변인실은 '눈만 뜨면 폭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대당 후보의 갖가지 의혹과 선거법 위반을 폭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실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는 채 무턱대로 "일단 질러놓고 보자"는 식의 폭로도 난무하고 있어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새누리당은 지난 7일 부산 사상의 문재인 후보의 경남 양산시 자택에 불법건축물이 있다면 선거법 위반을 거론했지만, 부산시 선관위는 "선거법상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선거 과정에서 주고받은 의혹제기와 선거법 위반 시비는 총선이 끝난 뒤에도 끝장을 보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선관위와 검찰의 법적용에 대해서도 시비가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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