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앵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국민들은 이 물가 안정세를 체감할 수 없는 실정인데요. 특히 총선과 대선이 지나면 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어 안심할 수 없어 보입니다. 자세한 소식 금융부 임애신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임 기자?
앵커: 고공행진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개월만에 2%대로 내려왔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통계청은 소비자물가지수가 106.0으로 지난달보다 0.1% 하락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 상승하면서 2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물가가 2%대로 진입한 것은 지난 2010년 8월 이후 19개월만인데요. 특히,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 상승하면서 15개월 만에 1%대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보다 0.4% 하락했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2.0% 상승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소비자물가가 2%대로 진입할 수 있었던 요인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이처럼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1%를 기록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습니다. 즉, 작년에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서 올해는 상대적으로 조금 오른 것으로 보이는 것인데요. 무엇보다 3월 시작된 보육료 지원과 유치원 납입금 지원, 무상급식 덕을 봤습니다. 안형준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의 설명 들어보시죠. 즉, 무상시리즈가 없었다면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1% 수준까지 올랐을 것이라는 얘깁니다. 정부가 우려하던 대표적인 복지 포퓰리즘 정책들이 물가 고민을 덜어주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실제 대학등록금 인하 정책으로 사립대와 국공공립대 납입금이 각각 전달보다 3.2%·8.2%, 유치원 납입금은 11.1% 하락했습니다. 영육아 보육지원 정책으로 인해 보육시설 이용료는 33.9%나 떨어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국민들은 실제로 이같은 물가 안정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전체 물가가 낮아졌다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습니다. 가계 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월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상승했고, 취사용 LPG는 3.7%, 휘발유는 2.1% 오르는 등 석유제품이 지난 달에 이어 강세를 보였습니다. 서민들의 구입빈도가 높은 농산물 등이 채소류를 중심으로 크게 오르고 있어 생활물가 수준은 높은 상황입니다. 공급난으로 인해 배추가 전달보다 75.9%나 올랐으며 풋고추 24.5%, 감 21.5% 닭고기 8.6% 등 식료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앵커: 무상 정책이 지속되면 물가도 계속 이 수준을 유지할 것 같은데요. 올해 정부가 예상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무상정책의 물가효과는 연중 내내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올해 연중 물가 역시 2%대 하락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때문에 당초 정부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2%로 전망했는데 이를 더 낮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날 주형환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현재로서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3.2% 전망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국제유가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면서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고, 농산물 분야에서 예상하지 못한 이상저온·한파 등 불안요인 상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보육정책은 한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되는 거니까 앞으로 물가가 계속 이 수준을 유지하지 않을까요? 앞으로 물가 어떻게 될까요?
기자: 3월 소비자물가가 2%대로 진입한 것은 정부가 재정을 풀어 지표상 물가를 낮춘 셈입니다. 추세적 물가 흐름과는 구별해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요. 어떤 식으로든 물가가 안정되는 것은 반가운 소식입니다. 그러나 선거 때문에 묶여 있던 물가가 4월 총선 이후 들썩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치 이슈로 만들어진 물가는 이벤트가 끝나면서 다시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윱니다. 자치단체들이 무상보육 재원이 없어 하반기부터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걱정입니다. 특히 국제유가가 교통비와 시설재배 채소, 공산품 등에 두루 영향을 미치므로 국제유가에 주목해야겠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