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엘피다 인수전 가세..인수가 상향 '포석'?
2012-03-30 14:56:08 2012-03-30 14:56:16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SK하이닉스가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한 세계 3위 메모리반도체 업체 엘피다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30일 "SK하이닉스가 오늘 엘피다 매각 예비입찰 마감 직전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며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회사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장기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하이닉스 측도 "엘피다 인수설에 대해 지금 확인 중이고, 현재로선 '맞다 아니다'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혀, 업계와 시장의 인수전 가세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인수전 참여에 대해 ▲실제로 인수하는 경우 ▲인수가를 올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참여하는 경우 등 두 가지 시나리오를 내놓고 SK하이닉스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우선 SK하이닉스가 실제로 엘피다를 품에 안을 경우 SK텔레콤(017670)하이닉스(000660) 모두 자금 부담에 시달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임돌이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시장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지와 무관하게 당분간 주가와 실적엔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본입찰이 오는 5월로 예정돼 있는 만큼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시장이 SK텔레콤과 하이닉스 주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둘째로 엘피다 인수전에 있어 강력한 경쟁기업인 도시바와 마이크론을 견제하기 위해 인수가격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이날 엘피다 인수 예비입찰엔 일본 도시바와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도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SK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직접 인수하진 않더라도 엘피다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 반도체 시장 내 경쟁자인 양사에 자금 부담을 입히고 빠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주가와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앞선 시나리오보다 빨리 가라 앉겠지만, 이 또한 불확실성을 꺼리는 시장이 달가워할 소식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된 관측이다.
 
한편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이날 하이닉스에 대해 엘피다 인수전 참여 관련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답변시한은 다음달 2일 정오까지다.
 
이날 오후 2시50분 현재 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1200원(3.93%) 급락한 2만9300원, SK텔레콤은 3000원(2.11%) 밀린 13만95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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