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이번주 개봉한 영화 '화차'와 다음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가비', 그리고 지난해 9월 개봉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영화 '도가니'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세 작품은 모두 동명의 원작 소설이 있다는 점 외에 영화화 초기 기획개발단계에서 투자를 받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다.
일반적인 창업과정으로 보자면 스타트업 기업이 엔젤투자를 받은 것과 마찬가지다.
세 영화에 투자를 집행한 'ACTI기획개발전문투자조합'의 대표펀드매니저 김요환 아시아인베스트먼트 과장은 "최근 '영화판'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며 "좋은 아이템이 있어도 자금이 없어 시작조차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영화의 기획개발 단계, 즉 오리지널 시나리오 또는 소설이나 웹툰 등을 영화화하기 위한 판권을 구매하고 시나리오를 완성해, 메인 투자를 받기까지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이정환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부대표는 "영화 프로듀서들에게 초기 투자는 죽어가는 환자에게 긴급 수혈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영화를 기획개발하는 영화판의 크리에이터들에게는 생명연장의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자금"이라는 설명했다.
아시아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도가니'에도 기획개발투자를 진행해 약 180%의 투자수익률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화 '도가니'는 개봉과 동시에 사회적 반향을 일으켜 이른바 '도가니법' 통과까지 이끌어낸 바 있다.
2008년에 결성된 'ACTI기획개발전문투자조합'은 영화진흥위원회, 산업은행 등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해 40억원의 규모로 운용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46개 프로젝트에 총 27억원이 투자됐다.
이와 함께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제작초기조합'과 같은 다양한 조합 결성을 통해 문화산업의 초기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적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한편, 영화 '화차'와 '가비'는 모두 미스터리 마니아들의 베스트셀러, 국내 역사 팩션 소설계 대표 작가의 화제작 등으로 이미 독자들의 인기를 얻은 소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화차'(감독 변영주)는 일본 인기 추리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스릴러 영화로 실종된 약혼자의 정체를 하나씩 알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비'(감독 장윤현)는 고종 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겼던 아관파천 시기인 1896년부터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사이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김탁환 작가의 팩션 소설 '노서아 가비'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아시아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차형사', '완전한 사랑', '이웃사람' 등 초기 투자한 다수의 작품들이 상영을 앞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활발한 기획개발 투자로 한국 영화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열겠다고 밝혔다.
◇영화 <화차>, <가비>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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