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연초 이후 계속되고 있는 투신권의 주식처분이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가 완화되면서 증시는 시중에 넘쳐나는 유동성을 기반으로 상승세를 탔지만, 이같은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의문이다.
국내 증시의 상승을 주도했던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해질 경우 그 자리를 메워야 할 투신권이 매도세를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신권은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765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이 기간동안 9조5593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
투신권이 순매도를 지속하는 것은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펀드환매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투신권은 장중 1800억원 가량 순매도하며 코스피지수를 2020포인트 아래로 끌어내렸다.
전문가들은 투신권의 순매도 행렬에 대해 상반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이 수급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반면 상승세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형펀드의 자금이탈이 나타나는 과정에서도 전체 펀드의 주식비중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며 "주식형펀드의 주식비중은 지난해 10월 이후 회복되기 시작해 최근 91.94%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는 자산운용사들이 향후 주식시장이 추가로 상승할 것이란 시각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강봉주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가 1900포인트를 돌파한 이후 주식형펀드 환매가 지속되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우세하고 증시 주변자금도 꾸준히 늘고 있어 증시 하락위험은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투신권의 매도세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 코스피 2000포인트 이상에서 랩(Wrap) 자금이 많이 들어왔는데 최근 상승장에서 원금을 회복한 투자금이 계속 빠지고 있다"며 "더욱이 외국인 매수강도가 약해지면서 수급주체가 없어 당분간 지수는 박스권에 머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펀드환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강도가 중요한데, 현재로선 외국인을 빼면 보완재가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매수강도가 약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주가도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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