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상장폐지의 늪에서 살아남을 수 있나
2012-02-04 14:25:26 2012-02-04 16:16:41
[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주말을 앞두고 한화(000880)가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겼다. 그룹 회장의 횡령·배임으로 한화가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투자자의 관심은 한화가 이번 사태로 인해 10대 기업 계열사 중 처음으로 상장폐지 이를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미 비슷한 혐의로 상장폐지 목전에 갔다가 살아 돌아온 기업들이 있어 상장폐지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한화, 배임혐의로 주권거래 정지
 
전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한화의 임원인 김승연, 남영선 외 3인의 횡령·배임사실 공시했고 이에 따라 한화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오는 6일부터 주식 매매거래를 정지한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의 규정에 따르면 배임 금액이 자기자본 비율의 2.5%가 넘게 되면 상장 폐지 심사를 받게 된다.
 
한화의 경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포함한 임원들의 한화S&C 주식 저가 매각을 통한 업무상 배임혐의는 899억원 규모로 이는 자기자본대비 3.88%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렇기 때문에 거래소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로 판단하고 거래를 정지시켰다.
 
◇유가증권, 최근 1년간 실질심사로 인한 퇴출 '0%'
 
보통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심의를 받는 기업은 코스닥 기업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1년간 유가증권에 상장된 기업들 중에서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상장폐지 문턱까지 다녀온 종목은 불과 신풍제약(019170), 마니커(027740), 보해양조(000890), 그리고 삼양옵틱스(008080) 등 4종목이다.
 
이들 종목들은 회계처리위반과 한화와 같은 횡령•배임의 이유로 실질심사사유가 발생했으며 실제로 상장폐지 된 종목은 단 한 건도 없다.
 
한화와 비슷한 케이스의 보해양조는 지난해 8월 30일 전(前) 대표의 509억원 규모의 횡령 혐의와 138억원대의 회계처리 기준 위반을 사유가 발생해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여부를 검토 받았다. 당시 혐의 발생금액은 자기자본대비 70.95%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그 후 9월22일에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 되고 다음달 26일 상장폐지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거래소의 판단이 나왔다.
 
한국거래소는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기타 공익과 투자자보호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폐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즉시 퇴출을 시킨다. 하지만 보해양조의 경우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한화의 향후 일정은?
 
한국거래소는 한화가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 실질심사위원회 심의절차 진행에 관한 사항을 안내하거나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면 매매거래 정지 해제에 관한 사항을 안내키로 했다.
 
만약 한화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면 한국거래소는 실질심사 대상이 되는 사실을 통보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실질심사위원회를 개최해야 한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실질심사위원회는 차입금 규모, 우발채무, 횡령 등으로 인한 재무상태 악화 여부와 그 밖에 증권시장 및 투자자보호 등을 위해 상장폐지가 필요한지 여부 등에 따라 상장폐지기준 해당여부를 심의하게 된다.
  
한화측은 "검찰이 구형만 했을 뿐, 재판과정에서 아직까지 혐의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거래소 실질 심사와 재판 과정에서 주식 거래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