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정헌철 기자] 롯데그룹이 3일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한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하며, 본격적인 신동빈 회장 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주요 계열사의 수장들을 대부분 신 회장의 측근들로 채우고, 본격적인 신성장 동력 찾기에 나선다.
◇신격호 라인 ‘지고’, 신동빈 라인 ‘뜨고’
당초 그룹의 주력계열사인 롯데백화점을 놓고 소진세 롯데슈퍼 코리아세븐 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지만 신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신 헌 사장이 낙점됐다.
신 헌 사장은 중앙대 출신으로
롯데쇼핑(023530)에 입사해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업계통으로, 롯데홈쇼핑을 반열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그룹 내를 장악하고 있는 고대 인맥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 회장의 어깨를 가볍게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백화점을 6년 동안이나 맡으면서 연임을 기대했던 이철우 사장은 롯데쇼핑의 대외협력담당(사장)으로 경영 일선에서 완전 퇴진한다.
그룹 내 주요계파였던 신격호 파의 수장 노릇을 하던 이 사장의 퇴진으로 해당 계파의 힘이 상당히 빠질 전망이다.
롯데 관계자는 "이철우 사장의 2선 퇴진으로 이인원 부회장을 필두로 했던 대표적인 그룹 내 계파가 상당한 약세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50대 중후반 CEO, 젊은 조직..수장 대거교체, 뿌리깊은 부정관행 근절
이번 인사의 특이한 점은 그룹 내 젊은 기수들이 대거 약진했다는 점이다.
롯데백화점을 꾸려나갈 신 헌 사장이나 김용수
롯데제과(004990) 대표, 이원준 롯데면세점 대표,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 등이 대부분 50대 중후반의 비슷한 연배이다.
이철우 사장을 비롯한 주요계열사 사장들이 60대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인사의 핵심은 ‘젊은 피’ 수혈로 평가 받을 만하다.
또 젊은 조직을 만들겠다는 신 회장의 의지는 그 동안의 오래된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백화점 등에서 최악의 금품 비리가 발생한 직후 신 회장이 관행적인 비리를 척결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비리 척결을 위해 젊은 수장들이 상당히 강도높은 경영 감시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강도높은 감사를 통해 각 계열사의 비리를 척결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상필벌·관행타파..새로운 먹거리 찾아라
롯데는 이번 인사를 통해 직급정년제를 도입한다.
그만큼 실적에 따른 인사고과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로, 그 동안 교착 상태에 빠졌던 해외 진출이나 금융업, 인수합병 등에서 보다 공격적인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중국시장 진출이나 동남아 공략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민이 많았다는 것으로 안다"며 "금번 인사를 통한 관행을 타파하고 각 계열사간 시너지, 그룹의 공격 경영에 걸맞는 호흡을 주문한 것이 신 회장의 의중"이라고 분석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새롭게 꾸려지는 중국롯데 헤드쿼터를 통해 중국에 '새로운 롯데'를 만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동안 신 회장이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던 금융 사업도 올해를 퀀텀점프의 계기를 만드는 한 해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롯데는 올해 6조7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70조원을 돌파해 73조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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