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미정기자] 금융은 필요할 때 자금을 융통해 경제주체들이 원활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금융제도나 정책적 오류·부실, 금융회사의 횡포, 고객의 무지와 실수 등으로 금융소비자들이 금전적·정신적 피해와 손실, 부당한 대우를 당할 때가 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금융소비자들이 이런 손실과 피해를 입지 않고 소비자로서 정당한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사례를 통해 보는 '금융소비자권리찾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22)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 후의 경제력이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금 보험으로 노후 생활 자금을 준비하는 금융소비자들이 많다.
그러나 금리 인하로 소비자가 예상했던 것 만큼의 연금액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30일 금융소비자연맹이 제시한 사례에 따르면 가입당시 보험사에서 제공했던 연금보험 예시금액과 현재 실수령액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울에 사는 전모씨는 16년전인 1995년 10월 노후 대비를 위해 연금보험에 가입하라는 모집자의 말에 D생명 개인연금보험에 가입했다. 가입당시 월 38만원을 내면 첫 연금 개시일인 55세에 787만원을 받을수 있다고 해서 당시로는 '55세가 되면 상당히 큰 금액을 받는 셈'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올해 55세가 돼 보험사에 연금을 타러 가니 보험사로부터 "가입설계서에 적힌 787만원이 아닌 기본연금인 338만원 밖에 지급할 수 없다"며 "금리가 내려가 어쩔 수 없다"는 어이없는 얘기를 들었다.
택시기사인 박모씨 역시 노후를 위해 지난 1995년 S생명에 월 10만원을 납입하는 연금보험에 가입했지만 지난 9월 연금수령 예시표를 다시 받아보고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가입당시와 지난해 9월 기준을 비교해보니 60세 수령 예시 금액은 45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28%에 불과한 128만원, 65세 수령 예시 금액은 760만원이었으나 실수령액은 예시금의 17%인 130만원이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연금 수령액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금리가 인하됐기 때문"이라며 "가입당시에는 기본연금 외에 금리차이에 따른 배당금이나 이익배당금을 더해서 주게 되는데, 이에 보험사들은 고이율로 노후연금 예시액을 부풀려 마치 고액연금이 지급될 것 같이 판매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시점에서 볼 때 시중금리의 급격한 인하로 이익배당금이 나오지 않아 예시한 금액과는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생각했던 수령금액과 달라 분통을 터트리는 사례가 다수 접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팀장은 "보험사가 배당금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며 "게다가 증액연금·가산연금 등 소비자가 오해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했고 매년 연금지급 예시를 통보해주지 않았다는 것 등은 문제가 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그는 "'예시금액이 변동될 수 있다'고 명시한 경우에는 법적책임을 묻기 어렵다"면서 "현재 연금보험에 가입한 소비자들은 보험사에 연금예시안내를 확인 받아 노후설계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 하고, 연금수령예시는 매년 안내서를 받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주신 분 = 금융소비자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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