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산업은행이 민영화를 앞두고 추진해 온 홍콩상하이은행(HSBC) 서울지점(소매금융 부문) 인수작업이 무산될 가능성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 10월부터 HSBC와 소매금융 지점 10곳을 인수하기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해왔지만 가격협상 과정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협의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인수가 성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금융계의 관측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양측의 가격협상이 잘 안되고 있는 것 같다"며 "산은이 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M&A 논란에 대해 HSBC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HSBC 인수협상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를 시장 소문으로 보고 있다"고 인수설 자체를 일축했다.
그는 "지난 5월 열린 HSBC 투자자의 날에 글로벌 전략을 논의하면서 관료적 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그때부터) 전세계 시장을 리뷰 중에 있다"며 "관료적 비용은 중심(허브)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서울지점은 허브는 아니다"고 말했다.
즉 서울지점은 관료적 비용이 발생하는 허브가 아니므로 굳이 지점을 줄일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HSBC의 서울지점 매각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산은은 여전히 인수협상이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가격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라며 "인수 협상은 무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수 협상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두고 '산은이 너무 튕겨서'라는 지적에 대해 그는 "HSBC는 지점을 철수해야 되는 입장인데 마땅히 받아 줄 곳이 없는 상황이므로 우리가 좀더 가격을 깎아 매입하려는 입장에서 그런 얘기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협상은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영화를 앞두고 산은은 현재 59개의 지점수를 내년에 200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어서 HSBC 서울지점 인수가 무산되면 산은의 소매금융 확대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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