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꼼수' 쓰는 은행, 대출금리부터 내려야
2011-10-31 15:21:57 2011-10-31 15:28:17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얼마가 적정 수익인지 언론이나 당국이 정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과한 이익을 내고 있다'는 언론 지적에 한 은행권 관계자가 했던 말이다. 골드만 삭스, 모건스탠리 같은 월가의 IB(투자은행)처럼 수십억 달러의 연봉을 받은 것도 아닌데 '너무하다'는 한탄이다.
 
실제 CB(상업은행)가 대다수인 한국 금융에 미국식 비판은 맞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식 시각을 대입하면, 은행들이 손 쉽게 돈 벌고 또 그 수익이 과하다는 비판은 일리가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3분기 은행들은 이자로만 9조8000억원을 벌었다. 1년으로 따지면 약 40조원이다. 
 
대다수 직장인들은 소득 대비 높은 집값 때문에 결혼 전에는 전세자금을, 결혼 후에는 생계비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받는다. 그동안 4개 대형은행(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들이 별 다른 혁신없이 손 쉽게 돈을 벌 수 있었던 이유다.
 
비판이 거세지자 은행들은 ATM기기 수수료도 내리고 배당도 자제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인터넷(모바일)뱅킹 사용자만 7291만명(중복 포함)에 이르고, 배당금 유보야 오늘 줄 수익을 내일 주겠다는 '꼼수'여서 모두 서민들과는 큰 상관없는 얘기다.
 
결국은 이자 인하가 핵심이다. 지난 2009년 이후 은행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은 계속 커져 올해는 3%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서민 아픔을 함께 하겠다'고 하면서 몇 백원 수수료 인하로 생색을 낼 게 아니라 이자 인하로 가계 부담을 덜어야 한다.
 
지난 주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신한은행이 고정금리 모기지론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했다. 1억원의 대출이 있다면 1년 이자만 20만원이나 줄어든 셈이다.   
 
다른 은행들은 아직 눈치를 보고 있다.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다른 은행들도, 서민들에게 실질적 혜택이 되는 금리 인하 조치에 나서야 난다. 앞서 작년 초에도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대출금리를 0.1~0.2%포인트 인하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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