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의 TV와 비슷한 사양에 가격은 최대 40% 저렴한 이마트 TV가 속칭 대박을 터트렸다. 판매 첫날 2000여대가 팔리더니 둘째 날인 오늘도 오후 4시까지 1800여대가 팔려나갔다.
이마트 개점 전부터 이마트 TV를 구매하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오랫만에 구경하며 이마트 관계자들은 모처럼 얼굴에 미소가 피어올랐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 출시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이다.
당시 일반 소비자들은 롯데마트의 통큰 치킨에 열광하며 구매를 위해 장시간 줄을 서는 것을 마다 하지 않았다.
시중에서 1만원 이상 하던 치킨을 절반 이하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마트 앞으로 불러 모았으며 더 나아가 치킨 가격의 거품 논란으로 이어졌다.
사회적 이슈는 갈등을 불러 일으켰고 롯데마트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와 중소상인, 정치권 등의 반발 등을 감안, 한발 물러서며 통큰 치킨은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서민들의 아쉬움은 뒤로 하고서.
하지만 이번 이마트 TV는 통큰 치킨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2월31일을 기점으로 지상파 TV의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TV 교체는 불가피하다. 어떻게든 TV를 바꿔야 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저만치 높으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를 구입하기에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 차일피일 미뤄왔는데 이번에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비슷한 사양(일부 사양은 이마트 TV가 더 좋다)의 제품인데 더 싸게 살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이마트 TV를 선택하겠다는 태도다. (불과 이틀밖에 안됐음에도) 쌀쌀한 날씨에 길게 줄을 서가며 이마트 TV를 사려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비싼 TV를 파는 S사, L사 관계자들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전자업계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는데 언제까지 "우리 TV는 비싼 이유가 있다", "비싼만큼 가치가 있다", "싸구려 TV와 비교하지 말라"고만 외칠 것인가.
일부 소비자들은 "싼 TV가 어째 비싼 TV보다 더 좋은 것 같다"며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이마트 TV의 품질에 만족한다는 자신감을 내비친다.
비슷한 사양이라면 싼 TV가 더 매력적인 건 인지상정 아닌가. TV도 명품을 고집하는 사람이라면 이마트에서 줄을 서지 않을 것이다. S자와 L자가 붙은 비싼 TV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시기가 도래한 것 같다.
1년안에 TV를 바꿀 수밖에 없는 서민 입장에서는 비슷한 사양에 저렴한 이마트 TV의 퇴출을 절대로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국내산 부품 사용과 브랜드 가치, 서비스 가격이 포함된 가격"이라며 "거품은 없다"고 펄쩍뛰는 국내 유명 가전사들이 언제까지 지금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해가는지 끝까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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