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의 특허소송 공방이 가열되면서 양사 특허전쟁의 결과 또한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해외 언론 등에 따르면, 호주법원은 애플이 지난 7월 제출한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받아들였다. 법원이 사실상 애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로써 독일에 이어 호주에서도 삼성 갤럭시탭 10.1의 판로가 막혔다. 이번 조치는 양측의 본안 소송결과가 나올 때까지 잠정적으로 이뤄진다.
이에 대해 삼성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라면서도 즉각적인 대응 의사를 밝혔다. 애플이 주장하는 특허 자체를 무효로 하는 본안 소송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삼성의 치열한 공방의 시작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애플은 미국 법원에 삼성이 자사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질세라 삼성도 한국과 일본, 독일, 미국 등 법원에 특허침해 맞소송을 제기하며 법정 공방은 가열됐다. 양측은 현재 9개국에서 19건의 특허소송으로 맞서고 있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앞으로 남아있는 소송 일정에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주는 호주, 네덜란드, 한국 등에서 3건의 소송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은 오는 14일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통신특허 관련 소송의 2차 심리를 진행한다. 이날 한국에서도 같은 내용의 3차 심리가 예고돼 있다.
전문가들도 애플과 삼성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펼치는 전방위적 특허전쟁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를 가늠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날 호주 법원의 갤럭시탭 판매 금지 결정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한 증권업계 연구원은 "삼성에 좋지 않은 소식인 것은 맞지만, 갤럭시탭이 호주에서 판매되던 중 중단된 게 아니라 애초 현지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 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또 다른 연구원은 "비록 가처분 결정이라 하더라도 삼성측에 불리한 소식임에는 분명하다"며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삼성과 애플이 벌이는 법적 공방은 특허전쟁이라는 외형적 형태를 띠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국 브랜드 이미지 싸움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독일이나 호주 법원의 판매 금지 결정으로 삼성 제품은 애플의 모방품이라는 이미지가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결국은 이길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던 삼성전자 측도 신중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대(對)애플 특허싸움이 장기전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과 특허전쟁의 승세를 가늠하기가 어려워졌다"며 "상당히 긴 싸움이 될 걸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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