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MC(Mobile Communication)사업본부 인력을 대폭 감축한다.' '고위 간부들의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휴대폰 사업을 접을 지도 모른다.'
이는 하드웨어 기술력에 편중된 회사 성장동력이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LG전자가 구본준 부회장의 지휘 아래 '독한' 체질 개선을 외친 지도 어느 덧 1년이다.
휴대폰 사업 적자폭을 500억원대(2분기 기준)까지 줄이는 성과도 있었지만, 여전히 세계 시장 점유율 5%대를 맴도는 스마트폰 경쟁력은 '뭔가 해냈다'고 평가하기엔 초라하다.
이런 상황에서 LG전자가 그간 고수해온 '인화' 경영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 경영으로 방향 전환할 거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현재 회사 안팎에서 가장 회자되는 얘기가 MC사업본부 내 부분 인력 감축설이다. 휴대폰 사업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LG전자의 실정상 가장 신빙성 있는 시나리오로 받아들여지는 얘기이기도 하다.
다만, 지난 1년간 이렇다할 인력 조정이 없었을 만큼 사람 내몰기를 꺼리는 구본준 부회장의 성향을 감안할 때, 본부 내 순수 휴대폰 개발인력 보다는 관리인력(스태프) 위주로 체중을 줄일 공산이 커 보인다.
LG전자 MC사업본부 관계자는 "본부 내 연구인력을 비롯해 사무직 인원이 총 7000여명인데, 그 중 스태프들을 중심으로 최대 1500명 가량 감원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박종석 MC사업본부 본부장이 직접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해외 인력의 감축은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LG전자는 중국 베이징의 연구·개발(R&D) 조직을 옌타이로 이전하는 한편, 프랑스 파리 R&D 조직의 폐쇄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R&D 조직의 이동 과정에서 일부 인력이 감원조치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 관계자는 "중국법인 연구인력 170명을 모조리 밖으로 내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현재 직원들 모두 긴장상태에서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미 LG전자가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전제 하에 비용절감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과 신제품 개발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는 부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1~2년간 구조조정으로 현금을 확보해 구글에 합병된 모토로라를 모델로 하고 있다면, 비용절감 차원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국내 정서상 LG처럼 오너체제이자 인화경영을 중시하는 기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류도 있다.
무엇보다 순수 개발인력이 아닌 스태프들도 결국 핸드셋 부문 인력인데, 향후 회사 스마트폰 전략의 로드맵을 짜는 데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LG전자측은 이런 관측에 대해 "인력 재배치는 있을 수 있지만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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