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김쌍수 한전사장 돌연 사임..'정부와 불화 때문?'
2011-08-23 14:47:14 2011-08-23 18:31:37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6680억원에 달하는 한전 사상 첫 국고보조금까지 받고도 3년 연속 적자행진, LG전자 자회사에 대한 MRO 싹쓸이 계약 파동, 2조8000억원에 달하는 소송까지...'
 
지난 2008년 8월 취임한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사진)이 갑자기 오는 29일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임 사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인데다, 후임이 결정되지 않을 경우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기가 끝나도 자리를 지키는 것이 공기업 관례다. 하지만 김 사장은 임기가 끝나는 29일 '사직'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 "전기요금 못 올려 적자" 불만에 소송까지 걸려 
 
이는 최근 김 사장이 휘말린 2조8000억원 소송과 더불어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이 정부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2일 한국전력공사 소액주주 14명은 한전이 전기 요금을 올리지 않아 경영상태가 악화됐다며 김 사장을 상대로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소액 주주들은 한전이 총 2조80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니 김 사장이 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3년간 한전의 전기 요금 인상(2009년 6월 3.9%, 2010년 8월 3.5%, 2011년 8월 4.9%)이 원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이루어졌으며, 배당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주가 역시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게 소액 주주들의 주장이다.
  
김 사장은 소송을 당한데 대해 곤혹스러워 한 것으로 전해졌다.
 
◇ 3년간 적자행진.."6천억대 보조금..한전 역사상 수치" 비판도
 
아울러 김 사장은 재임기간 중 석유·천연가스의 가격이 오르면 전기요금이 따라서 오르는 연료비 연동제와 전기요금 현실화를 정부에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도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향으로 김 사장 취임 기간 중 한국전력의 실적 또한 변변치 않았다.
 
 한전은 2008년 마이너스 3조7000억원, 2009년 마이너스 5687억원, 2010년 마이너스 1조8000억원 등 최근 3년간 한해도 거르지 않고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김 사장이 취임한 직후인 2008년말에는 6680억원을 국고보조금(전기요금 안정화자금) 형태로 정부로부터 지원받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못해 3조7000억원의 적자가 나자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것이다.
 
이를 두고 한전 내부에서는 "김쌍수 사장 취임 뒤 한전 사상 처음 거액의 정부 지원금을 받았는데, 이는 한전 역사의 수치"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LG전자 출신인 김 사장은 지난 6월께 4개 발전 자회사의 소모성자재(MRO) 구매처를 중소기업에서 LG전자 자회사인 LG서브원으로 변경하면서 한바탕 파문을 일으킨 적도 있다.  
 
◇ 당분간 부사장 대행체제..차기 사장 선임 '불투명'
 
현재 사실상 한국전력(015760) 사장의 단독 후보였던 김중겸 전 현대건설 사장의 선임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는 24일로 예정됐던 사장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가 연기된 것이다. 정부가 김 후보자의 출신(고려대와 현대건설)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신임 사장이 결정되고 취임하기 전까지 김우겸 한전 부사장이 직무대행을 할 예정이다.
 
 
뉴스토마토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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