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이름값 못하네"
2007년 대비 실적 대부분 '반토막'
2011-07-22 15:20:14 2011-07-22 19:14:16
[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금융지주 산하의 증권사들이 같은 계열 금융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못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의 증권사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하기 전 코스피 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2007년과 비교해 대부분 실적이 크게 하락한 상태다.
 
금융지주 계열의 증권사들은 은행, 카드 등의 계열사들과 고객 데이터와 영업망 등을 공유할수 있어 일반 증권사들에 비해 유리할 것이라는게 일반적 시각이지만 사실은 대부분 실적에 큰 도움이 받지 못하고 있는 것.
 
◇ 2007년 대비 2010년 실적 대부분 줄어들어..
 
현재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는 하나금융지주(086790)의 하나대투증권, 한국금융지주(071050)의 한국투자증권, 우리금융(053000)우리투자증권(005940), 신한지주(055550)의 신한금융투자, KB금융(105560)의 KB투자증권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0 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의 경우 하나대투증권은 2381억원, 한국투자증권 1796억원, 우리투자증권 1533억원, 신한금융투자는 1096억원, 그리고 KB투자증권은 25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세계 금융시장을 덮치기전, 코스피 지수가 최고점을 찍었던 2007년과 비교해 대부분 반토막에 가까운 실적이다.
 
지난 2007 회계연도에 하나대투증권은 2378억원, 한국투자증권 3139억원, 우리투자증권 3258억원, 신한금융투자 2112억원 그리고 KB투자증권 1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대투증권과 KB투자증권 외에는 대부분 2007년 대비 2010년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고객 브로커리지나 고객 자산운용, IB업무 같은 증권회사 고유 업무로 인한 수익 여부를 알 수 있는 수수료수익도 당기순이익의 흐름과 비슷하다.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지난 2007년 3034억원이었던 수수료수익이 지난해 3398억원으로, KB투자증권의 경우 494억원이었던 것이 767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모두 2007년 대비 지난해 수수료수익이 하락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007년 5117억원이었던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4062억원을 기록해 4년새 1055억원이 줄었다.
 
◇ 우리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 이름값 못해
 
수치상으로만 따져봤을 때 최근 4개년의 금융지주 속 증권사들의 실적은 하나대투증권과 KB투자증권을 빼놓고는 모두 2008년에 터진 서브프라임 모지기 사태 이전의 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이중 한국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실적 회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했지만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에 대해서는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정보승 한화증권 연구원은 “금융 상품이 잘 되어 있는 한국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이 좋아보인다”며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영업 부문에서 아직 부족한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부동산 PF 충당금 추가적립, 한전KPS 평가 손실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진 상태라는 설명이다. 다만 지금은 마무리 단계라 이 부분은 향후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경쟁이 치열한 브로커리지나 금융 상품 부분에서 수익이 잘 나와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은준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4월 리테일 영업부분에서 실적이 많이 좋아진 것으로 보여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낼 가능성이 있다”며 "타 증권사 경우 은행계열이란 장점과 자본규모와 지점 여력이 충분한데도 성과는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의 경우 은행출신 임원들이 증권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점이 문제"라며 "증권업은 업권을 얼마나 이해 하는 사람이 이끄냐에 따라 실적이 크게 바뀌는 산업인데 이 부분이 큰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홍은성 기자 hes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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