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섬 투자자 "거래소·증권사, 법정으로 나와"
중국고섬 관련 증권사 상대 집단소송 준비 중
2011-07-19 13:21:17 2011-07-19 17:30:58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중국고섬(950070) 문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이 아닌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와 한국거래소(KRX)를 상대로 소송에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장만 시켜 놓고 나몰라라 한 주간사와, 상장 과정에서 해당 기업에 대한 검증을 해야 하는 거래소의 책임소재 범위에 대해 재검토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9일 법무법인 송현에 따르면 오는 28일 1차 소송단을 접수해 이르면 내달 초 한국거래소와 대우증권(006800), 한화증권(003530), HMC투자증권(001500), IBK투자증권 등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중국고섬은 소송 대상자에 빠진다. 이 회사가 싱가포르에 상장돼 있고 국내에선 해외주식예탁증서(DR)로 2차 상장됐기 때문에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나 한국거래소 등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170명 정도 되는 소액주주들은 송현측에 주주명부와 보유 주식수 등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 무엇이 쟁점인가?
 
이번 소송에서 주주들은 한국거래소와 대우증권 등이 중국고섬을 국내증시에 상장하며 회계 문제를 놓친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또 중국고섬이 지난 3월22일 국내 증시에서 매매 거래정지가 됐을 당시 하한가까지 주가가 밀리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이를 방치했다는 책임도 동시에 물을 계획이다.
 
중국고섬은 자회사의 은행 잔고와 재무제표 사이에 10억700만위안(한화 1650억원 규모)이나 차이가 발생한 사실이 특별감사를 통해 밝혀졌다. 거래정지 당시에도 회계상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소문만 돌 뿐 개인 투자자에게 어떠한 정보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관투자자들은 중국고섬에 대한 정보를 미리 입수해 관련 주식을 팔았다는 의혹도 있어 논란은 가중될 수 있다.
 
개인 투자자입장에서는 중국고섬이 내고 있는 공시나 언론보도 등에 정보가 국한돼 돼 있다. 국내 기업과 같은 경우는 답답한 마음에 기업 홈페이지나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해당 기업 홍보실이나 주식담당자에게 연락이라도 취할 수 있다.
 
중국고섬은 사건이 터지고 난 수 개월 후에야 한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했지만, 이를 통한 투명성이 보장되거나 상황이 투자자에게 전달되진 못했다.
 
중국고섬의 정기주주총회는 다음달 말로 예정됐다. 이 때문에 내달 16일까지는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된다. 이후 상장폐지가 결정될지 기사회생할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 소송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소송이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송 예상 당사자들은 명확한 입장을 표현하진 않았다.
 
대우증권은 "아직 소송이 진행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입장을 얘기하기 어렵다"면서도 "상장 과정에서 세밀하게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이렇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현 상황이 안타깝다"며 "소송이 제기된다면 성실히 임하고 법적 소송여부와 상관없이 투자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을 다각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증권은 "아직 서류 통보 등 소송과 관련해 연락들은 바 없다"며 "소송이 이뤄질 지 확정된게 아니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지금 당장 입장을 말한 단계가 아니다"라며 "소송이 진행된다면 대응할 부분이 있으면 대응할 방침"이라고 표명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들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거래소가 일을 하는데 있어 규정과 메뉴얼 대로 일을 했는지 책임을 따져야 한다"며 "아직 소송이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선 입장을 취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중국고섬의 상장을 주관했던 대우증권은 중국고섬 일반공모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해 581억원어치 실권주(830만주)를 인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중국고섬의 퇴출이 확정되면 실권주 인수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한화증권은 380억원 상당의 중국고섬의 실권 주식(540만주)을 인수하고 있고 IBK투자증권는 101만주를 투자했지만 일부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HMC투자증권은 30만주를 투자했다.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empero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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