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유성기업 파업의 조속한 마무리에도, 수출에 다소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6월에 만회 가능할 전망임.'
지난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 보도자료에 언급된 내용이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이 4월의 42억달러에서 38억달러로 줄어들었는데, 지경부는 이와 관련해 '유성기업 파업이 한 몫을 했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5월 수출입동향 자료를 자세히 뜯어보면 이런 의미부여가 사실과 부합하는지 의문이 든다.
지경부는 이 자료에서 "자동차를 포함해 선박(63→53억달러), 석유제품(49→47억달러) 등의 분야에서 수출이 전월대비 감소했지만, 이는 조업일수가 전월보다 1.5일 감소한 영향으로 일평균 수출액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액이 다소 줄었지만 실은 조업일수가 줄어든 탓으로 '일평균 수출액'으로 보면 수출액이 늘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일평균 수출액으로 보면 이는 '사상최대치'였다. 이렇게 따지면 자동차 수출액이 소폭 줄어든 것도 '일평균 조업일수 감소'의 영향이 있었고, 이를 감안하면 실제 자동차 수출액이 감소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유성기업 파업으로 수출액이 실제로 얼마나 줄었나'라는 질문에 지경부의 대답은 모호했다. 한진현 무역정책국장은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이나 계량적으로 나타난 결과는 없다"라고 말했다.
백번 양보해서
유성기업(002920) 파업이 자동차 수출액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현대차(005380)가 '유성기업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이 천문학적 규모에 달한 것'이란 주장은 아무래도 지나치다. 적어도 지경부 통계에서 유성기업 파업이 5월 자동차 수출액 감소에 미친 영향은 미미해 보인다.
최중경 지경부 장관은 "유성기업 노동자 연봉이 7000만원"이라고 말했고, 이명박 대통령도 이를 그대로 받아 "연봉 7000만원 노동자의 불법파업은 국민이 용납 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말만 듣고 '천문학적 손실'이니 '연봉 7000만원'을 들어 유성기업 파업을 '불법'으로 몰아붙인 것이다.
지경부가 최장관과 대통령의 발언을 수습하기 위해 수출입동향 공식 통계의 의미까지 왜곡하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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