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승현기자] “거래량이나 이용자 수는 밝히기가 좀….”
최근 한 증권업계 관계자에게 스마트폰 증권거래 이용객이 얼마나 되느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수수료 무료에 각종 혜택까지 내걸면서 스마트폰 주식거래 고객들을 잡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매우 자신 없는 모습이다.
현재 일부 증권사들은 스마트폰 주식거래의 필요성은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이용 현황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억대의 개발비를 들였지만 당초 기대보다 이용실적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이 증권사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유라클’이란 개발사의 시스템을 채택했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이들은 스마트폰 주식거래 이용 실적에 대해 외부에 밝힐만한 수준이 아니라며 "대부분 증권사들이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조금 다르다.
대우증권(006800)은 현재 스마트폰 주식거래 고객이 일평균 8000명, 태블릿PC 이용객은 600명에 이른다.
대신증권(003540)도 하루 평균 1000명이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매매하고 있으며, 거래액은 100억원 가량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3월에만 거래 금액이 5473억원, 이용객은 올해 총 4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들은 유라클이 아닌 다른 개발사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 중이다.
결국 유독 ‘유라클’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증권사들이 부진한 실적 탓에 이용 현황을 꽁꽁 숨기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마켓 등에서 유라클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은 유저들로부터 극심한 외면을 당하고 있다.
유저들은 ‘업그레이드후 강제종료만 뜬다’, ‘3G 접속시 접속 끊김이 빈번하다‘, ’주식거래 앱으로 사용하기 불안하다‘ 등 불만을 쏟아 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유라클의 증권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업체들은 아예 개발사를 바꿔 새로운 앱을 내놓거나 자체 앱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증권(001510)은 이미 유라클이 개발했던 ‘모바일로 SK증권’ 앱을 포기하고 SK증권의 자체 앱인 ‘주파수’를 지난달 말 선보였다. 새로운 앱으로 일 평균 1만5000여명이 460억원 수준을 거래중이다.
한화증권(003530)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스마트폰 주식매매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며 “신규 성능 추가 등을 위해 하반기 내 한화증권 자체 앱 개발과 고객편의성, 속도 등을 향상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안승현 기자 ahnman@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