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국내 대형항공사들의 1분기 영업실적 발표를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올초 일본 대지진과 고유가 사태, 방사능 유출 등의 악재로 국내 대형항공사는 1분기 영업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 등 전체적으로 여객 심리가 위축돼 국제선 탑승객 수가 줄어든데다 고유가로 인해 비용부담이 늘면서 항공사들의 1분기 영업실적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 日지진 1분기 국제선 탑승객 감소, 유가상승..`악`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인천공항의 3월 여객은 지난해 대비 3.1% 줄어든 262만6565명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 10월 이후 첫 감소다.
대한항공의 경우 올 1~3월 국제선 탑승객은 지난해 대비 0.8% 줄어든 총 382만명이다.
대한항공의 지난달 일본노선 탑승객 수는 지난해 대비 11% 감소한 37만명으로 집계됐고, 일본노선의 탑승률도 예년 수준보다 13%포인트 감소한 71%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올 1~3월 국제선 탑승객 수는 지난해 대비 1.5% 줄어든 255만명이었다. 지난달 일본노선 탑승객 수는 19% 감소한 24만명, 탑승율도 70%대에 머물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일본 여객비중이 각각 15.6%와 21.7%를 차지하는 만큼 일본노선의 수요 부진은 전체 탑승객수 저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고유가로 인한 국내 항공사들의 수익성 악화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여객수요가 감소된 가운데 유가 상승은 지속돼 1분기 항공사들의 실적은 저조할 것"이라며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1438억원으로 지난해 2202억원에 비해 53%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한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48% 하락한 1141억원에 머물 것"이라며 "국제 여객과 화물 수송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예상되나 유가 상승으로 인한 연료비 증가액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고유가로 영향으로 대한항공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57.6% 감소한 933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대비 43.3% 감소한 65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 증권업계 "장기적 호재" VS. "실적 손실 더 크다"..상반된 전망
일본대지진 이후 대표적인 우려 종목으로 항공주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도 본격화되고 있다.
시장의 우려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거나 추천종목으로 항공주를 내세웠던 증권사들은 태도를 바꾸거나 추천종목에서 항공주 제외를 사실화하고 있다.
반면 일본 대지진이란 단기 악재보다 환율, 장거리 노선확충 등 외부 변수에 더 큰 비중을 두며 장기적으로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어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노선 피해가 진행되고 있지만 일정시간이 지난 이후 대체 여행지로의 여객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며 "유가에 후행하는 유류할증료가 유가 상승기에는 부담이지만 하락기에는 호재가 될 것"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에 반해 최중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항공사의 3월 일본매출은 약 100억원 감소가 예상되는데 2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동부증권도 방사능 논란이 지속되면서 현재 일본 노선 탑승률 자체가 50∼60%에 머물고, 2분기에도 일본 여객 수요는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LIG 최 연구원은 그러나 "다만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중국인 여행객들이 한국으로 변경하는 수요가 기대돼 매출 감소를 일부 상쇄할 전망"이라고 말해 우려했던 것보단 선방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목표가를 낮추며 부정적인 전망을 낸 증권사들은 실제 일본 대지진의 파장과 유가 급등으로 인한 실적 손실이 의외로 클 것으로 내다봤고, 긍정적으로 전망한 증권사는 장기적으론 일본이 살아나 효자노릇을 할 것이란 기대감을 표현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