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중반을 넘긴 미국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성적표가 화려하다.
첫 타자로 나섰던 알코아를 비롯해 인텔과 JP모건체이스, 애플, IBM, 모건스탠리, 구글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토마스 니하임 크리스티나뱅크앤트러스트 컴퍼니 부사장은 "이번 어닝시즌의 성적이 상당히 긍정적일 것으로 낙관한다"며 "양호한 기업 실적이 부진한 경제지표들을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애플, 아이패드 판매 호조 순익 77.5%↑
이번 어닝시즌에 가장 눈길을 끄는 기업은 단연 '애플'이다.
애플은 아이패드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분기 순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애플의 2011 회계연도 1분기 순이익은 60억 달러(주당 6.43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에 비해 77.5% 급증했다.
매출액도 267억4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이 기간에 애플은 아이패드를 733만대나 팔았으며, 아이팟은 1945만개, 아이폰은 1624만대를 판매했다.
이번 실적 결과는 애플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의 병가 악재에 대한 우려까지 말끔히 털어냈다.
◇ IT기업, 경기 회복 기대에 실적 '쑥쑥'
특히 경기 회복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깜짝 실적'이 쏟아졌다.
세계적인 IT기업인 IBM과 인텔의 실적 역시 단연 돋보였다.
IBM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52억6000만달러, 주당 4.18달러로 집계돼 전년 동기의 48억달러 보다 상승했다.
매출액은 290억2000만달러로 6.6% 증가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주당 순이익 4.08달러, 매출액 282억달러를 넘어선 수준이다.
인텔 역시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33억9000만달러, 주당 59센트를 나타내 전년 동기대비 48%나 급증했다.
매출은 114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보다 8% 증가했다.
이는 경제 전문가들이 전망한 주당 53센트의 순이익과 매출 113억8000만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면, IT기업들의 실적은 큰 폭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美 은행들, 기업간 '희비교차'
월가 전문가들은 "은행주가 지난해 4분기 어닝시즌의 최고 업종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버트 화이트 LPL파이낸셜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은 은행권이 언제 배당금 지급을 재개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배당금 지급이 개시되면 은행권에 대한 투자도 당연히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주요 은행들은 회사마다 실적이 엇갈렸다.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는 실적 부진을 보였으나,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모건스탠리 등은 월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성적을 올렸다.
씨티그룹은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13억달러, 주당 4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76억달러, 주당 33센트 손실에서 흑자로 전환됐지만, 월가 예상치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다.
골드만삭스도 투자은행(IB) 부문의 부진으로,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일년 전보다 52% 급감했다.
반면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 등은 지난해 4분기 순익이 크게 증가했다.
JP모건체이스의 경우, 작년 4분기 순이익이 47%나 급증했으며, 모건스탠리는 8억6700만 달러(주당 41센트)를 기록해 전년 동기 4억6000만달러(주당 29센트) 보다 크게 개선됐다.
◇ "실적 따라 증시 향방 결정될 듯"
어닝시즌의 방향이 '긍정적'으로 잡히면서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짐 아와드 제피 매니지먼트의 매니징 디렉터는 "인텔의 전략적 포지션에 대한 우려가 있긴 하지만, 4분기 이윤과 매출은 양호했다"면서 "JP모간의 실적 역시 좋았기 때문에 근사한 4분기 어닝시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마크 파도 캔터 피츠제럴드의 전략가도 "어닝시즌 초반의 분위기가 4분기 어닝시즌 동안 이어질 개연성이 높을 것"이라며 "인텔의 성과와 이에 따른 양호한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여전히 실적에 따른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제프 클라인탑 LPL파이낸셜 수석시장전략가는 "어닝시즌의 실적 결과에 따라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가거나, 하향 추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어닝시즌 초반 실적을 공개하는 기업 대부분이 시장에서 기대하는 만큼의 시장 선도자가 아닌 경우가 많다"면서 "정확한 분위기는 S&P500 기업의 절반이 분기 성적표를 마무리하는 월말쯤에야 알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