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이효진 기자]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용인갑 조직위원장에 윤재복 전 경기도당 부위원장을 임명했지만, 경선 부실 논란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대립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양향자 최고위원이 "'그 입 다물라'고 하면 사태가 절로 해결되나"라며 지도부를 직격한 가운데 사무처 노동조합은 양 최고위원의 문제 제기에 신중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습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의 의결 불참까지 겹치면서 계파 갈등이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가운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눈을 감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장 대표,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 양 최고위원 순. (사진=연합뉴스)
우재준 참전에…당권 대 비당권 '확전'
국민의힘 지도부는 19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경기 용인갑 조직위원장에 윤재복 전 경기도당 부위원장을 임명했습니다. 조강특위는 지난 17일 결선 재투표 관련 후보자 설명회를 개최했지만, 윤 전 부위원장과 경선을 펼친 양향자 최고위원은 불참했습니다. 결국 윤 전 부위원장이 단독으로 설명회에 참석해 경선 합의 서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의결 직전 모두발언을 통해 "경선의 목표는 확장성이어야 한다"라며 "며칠 전 내가 제기한 우리 당의 경선 부실 문제를 모든 당이 다 오십보백보라며 넘어가서는 안 된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이어 "양향자를 인신공격하며 문제의 논점을 흐리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나에게 '그 입 다물라'라고 하면 사태가 절로 해결되나"라고 꼬집었습니다. 양 최고위원은 비공개회의로 전환 후 회의장을 이탈해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 회의에 불참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지난 6일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양 최고위원과 윤 전 부위원장이 용인갑 조직위원장 결선에 진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대선 후보와 경기도지사 후보를 거친 양 최고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점쳐졌지만, 책임당원 자동응답시스템(ARS) 여론조사를 거쳐 이틀 뒤인 8일 윤 전 부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선출됐습니다.
일부 책임당원이 ARS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못한 사실이 확인되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특정 통신사에서 기술적 문제(스팸 처리로 인한 전화 미발신)가 발생해 네 차례의 ARS 전화 중 일부가 발신되지 않았다는 게 조강특위 설명입니다. 이에 당 지도부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예정됐던 용인갑 조직위원장 의결을 미뤘고, 조강특위도 오는 18일 해당 지역의 재투표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양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면 재선거를 요구했습니다. 전반적인 조직위원장 경선 운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인데요. 이 과정에서 지난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진상규명 요구까지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우 최고위원이 문제 제기에 힘을 보태며 갈등은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대립으로 확대됐습니다.
갈등 재점화…연말 당협 재편도 뇌관
국민의힘 사무처 노동조합은 이날 '당원 주권의 실현은 당무에 대한 신뢰에서 시작됩니다'란 제목의 성명을 내고 양 최고위원의 문제 제기 방식에 반발했습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싸움에서 당권파에 힘을 실어준 셈입니다.
이들은 "확인된 사실을 넘어 당의 경선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이 조장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충분한 사실 확인 없이 의혹이 확대된다면 당원들의 신뢰가 훼손될 뿐 아니라 묵묵히 맡은 업무를 수행하는 사무처 당직자들의 노력과 헌신마저 부정적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당 지도부는 당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동시에 당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책임 있는 위치에 있다"며 "당의 공식적인 절차와 확인된 사실관계를 존중하면서 제기된 우려를 해소하고 당원과 구성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도 힘을 모아주시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이번 경선의 문제 제기가 타당하다며 양 최고위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신지호 전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번 조직위원장 경선은 용인갑의 문제만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당권파가 아닌 중립적인 사람들로 구성된 진상조사를 꾸려서 빠르게 시스템 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친한(친한동훈)' 인사도 "'당원 주권' '올공(올림픽공원)' 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지도부가 투표(ARS 전화)를 하지 못한 당원들이 있다는 것은 그들의 논리로 말하면 '부정선거' 아니냐"며 "경선 초반부터 사고당협이 40곳쯤 되는데, 30곳 자기들 마음대로 단수공천 하기도 했다. 기준도 모호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 경선에서 뽑히는 과정을 보면 장 대표 사람을 심는 모습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조직위원장 경선 사태를 계기로 연말에 있을 당무감사와 추가 조직위원장 인선, 당협위원장 교체 등을 둘러싼 신경전도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우 최고위원 외에도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과 박정훈·안상훈 의원 등은 각각 방송에 출연해 장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를 염두한 당협 재편을 하는 모습이란 주장도 내놨습니다.
국민의힘의 징계 정치도 다시 도마 위에 오르는 모습입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2년과 10개월의 징계를 각각 받은 진종오·서범수 의원이 법원에 제기한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사건의 결과가 이달 말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무리한 징계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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