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쌓이는 부실채권 '팔고 또 팔고'
4대 은행 상반기 2조원대 매각
기업대출 부실에 건전성 부담
2026-10-15 13:47:41 ㅣ 2026-10-15 14:41:31
[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은행들이 쌓여가는 부실채권(NPL)을 털어내기 위해 매각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경기 둔화로 기업·자영업자의 대출 상환 여력이 악화하면서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진 건데요. 올해 상반기에만 2조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매각한 데 이어 4분기에도 수천억 원 규모 추가 매각에 나설 계획입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총 2조44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24년 상반기 1조7968억원에서 지난해 상반기 2조217억원으로 12.5% 증가한 데 이어, 올해도 2조원대를 유지하며 증가 흐름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부실채권은 차주가 대출 원금이나 이자를 장기간 갚지 못해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채권을 말합니다. 은행들은 이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나 관련 취급 기관 등에 매각해 장부에서 제거합니다. 직접 회수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은행권의 부실채권 매각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차주들의 상환 여력 악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대출 상환 부담이 누적됐고, 기업을 중심으로 연체가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들은 부실채권을 장부에 쌓아두기보다 적극적으로 처분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은행 부실채권 규모는 18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6조6000억원) 대비 2조3000억원 늘어났습니다. 2018년 6월 말(19조4000억원) 이후 최고치입니다. 기업들의 자금난이 두드러졌는데요. 2분기에 발생한 신규 부실채권 7조2000억원 중 4조5000억원은 중소기업, 1조2000억원은 대기업에서 발생했습니다. 가계빚은 1조5000억원 수준입니다.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 강화를 주문하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은 올해 남은 기간에도 부실채권 정리에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4분기에도 대규모 부실채권 매각을 위한 자문 용역 입찰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매각액을 최대한 높이려는 전략입니다.
 
우리은행은 최근 3100억원 규모의 담보부 부실채권 매각 공고를 냈습니다. KB국민은행도 3000억원 규모 부실채권 매각을 위한 자문 용역업체 입찰 공고를 내고 관련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두 은행이 추진하는 매각 규모만 6100억원에 달합니다.
 
타 은행 내부에서도 연말까지 매각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 규모가 늘어나면 그만큼 매각 규모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최근 연체율이 오르고 중소기업 중심으로 부실채권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연말까지 매각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진희 기자 l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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