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소비 회복은 여전히 더디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수출과 투자 중심의 경기 개선 흐름이 가계 전반으로 확산하지 못하면서 내수 회복과의 온도 차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지난 1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83.5% 증가했습니다. 특히 반도체와 컴퓨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품목이 수출 증가를 이끌었습니다. 반도체 수출은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며, AI 인프라 관련 철강제품과 비철금속 수출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호조를 지속했습니다. 8월 설비투자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1% 증가했습니다. 증가 폭은 전월 24.6%보다 축소됐지만, 반도체 제조용 장비 투자가 107.7% 늘어나는 등 기계류 투자는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반도체 이외 기계류 투자도 개선되는 모습입니다.
생산은 제조업의 일시적 위축에도 서비스업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8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해 전월 3.1%보다 증가 폭이 줄었습니다. 완성차 업체의 하계휴가와 파업이 겹치면서 자동차 생산이 감소한 영향이 컸습니다. 다만 월별 변동을 완화한 3개월 이동평균 기준으로는 3.2%를 기록해 전월과 비슷한 개선 흐름을 유지했습니다.
반면 소비는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8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했고, 계절조정 기준 전월 대비로도 1.8% 줄었습니다. 승용차 판매 감소 폭이 확대된 데다 숙박·음식점업 등 소비와 밀접한 서비스업 생산도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KDI는 "경기 개선의 효과가 가계 전반으로 확산하지 못하면서 소비 개선세는 완만한 모습"이라며 "고유가 지속 등으로 공급 측 물가 상방 압력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기조적인 임금상승세는 미약해 가계 구매력의 회복이 제약됐다"고 밝혔습니다. AI 관련 수출과 투자 호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까지 회복 온기가 확산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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