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원 장기수선충당금, 5년간 위반·적발 3299건…87.5% 행정지도·시정명령
목적 외 사용 833건·적립 미이행 414건…과태료 부과 12.4%
조인철 "국토부 차원의 공적 상시 감시망 구축해야"
2026-10-07 16:11:47 ㅣ 2026-10-07 16:11:47
[뉴스토마토 박선영 기자] 전국 공동주택에 적립된 장기수선충당금이 올해 6월 기준 11조168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최근 5년간 목적 외 사용과 적립 미이행 등 위반·적발 건수는 3299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적발 이후 후속 조치의 87.5%가 행정지도와 시정명령에 그친 데다 현행 관리체계도 사후 공시와 점검에 치우쳐 있어 국토교통부 차원의 공적 상시 감시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조인철 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공동주택 실태감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확인된 장기수선충당금 관련 위반·적발 3299건 가운데 법정 용도 외에 임의로 관리비를 충당하거나 경비로 집행한 '목적 외 사용'이 833건(25.3%)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규정된 적립액을 쌓지 않은 '적립 미이행'은 414건(12.5%), '허위 회계처리'는 60건(1.8%), '횡령·유용'은 2건(0.1%)이었으며 기타 위반은 1990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적발된 위반에 대한 최근 5년간 후속 조치는 총 3283건으로 집계됐습니다. 행정지도가 1592건(48.5%), 시정명령이 1279건(38.9%)으로 두 조치를 합하면 전체의 87.5%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과태료 부과는 408건(12.4%)이었고 수사의뢰·고발은 3건(0.1%)에 그쳤습니다. 의원실은 입주민의 재산상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 중대 비위에도 대다수 지자체가 경고 수준의 행정 처분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최근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는 30년간 장기근속한 관리사무소 경리 직원이 장기수선충당금과 관리비 약 440억원을 친인척·지인 계좌 등으로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는 대규모 횡령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의원실은 이에 따라 외부 회계감사와 입주자대표회의의 내부 감시망이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승강기 교체와 외벽 도색, 노후 배관 교체 등 대규모 공용시설의 보수·교체를 위해 입주자가 매달 납부하는 법정 적립금입니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은 일반 관리비와 분리해 별도 계좌에 예치하고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쳐 집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의원실은 현장에서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주체 간 유착, 회계서류 미보관, 목적 외 전용, 수의계약 남용 등 탈법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을 통해 월별 부과·사용 내역과 입찰 정보가 공개되고 있지만 현행 체계가 사후 공시와 사후 점검에 치우쳐 은밀하게 진행되는 비리를 조기에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조 의원은 "장기수선충당금은 입주민들이 노후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한 푼 두 푼 모은 소중한 자산이자 전국적으로 약 11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공적 성격의 자금"이라며 "이를 개별 단지의 '사적 자치'라는 핑계로 계속 방치한다면 입주민 피해와 주민 갈등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단순히 자금 입출 내역을 사후 공시하는 수준을 넘어 적립 기준 준수부터 장기수선계획 수립, 입찰·계약, 실제 시공 결과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국토부 차원의 공적 상시 감시망을 시급히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선영 기자 sunny6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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