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정부가 반도체 호황과 증시 활황 등에 힘입어 올해 초과 세수가 63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법인세가 크게 늘어난 데다, 소득세와 증권거래세, 농어촌특별세 등이 증가한 영향이 컸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내년 운용할 수 있는 미래대응기금의 재원도 기존 162조원대에서 200조원대를 훌쩍 상회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정부는 초과 세수 활용법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가운데, 초과 세수를 국채 상환과 미래대응기금에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26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산업전'에 SK하이닉스의 HBM4 제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삼적닉스 실적'에 세수도 풍년…초과세수 국채 상환·미래기금 '저울질'
재정경제부가 30일 발표한 '2026년 국세수입 재추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이 478조6000억원 걷힐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3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당시 예상한 415조4000억원보다 63조2000억원 많은 수준입니다. 본예산 편성 당시 전망치(390조2000억원)와 비교하면 88조4000억원 많고, 지난해 국세수입(373조9000억원)과 견주면 104조7000억원 많습니다.
올해 국세수입은 종전 역대 최대인 2022년 395조9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입니다. 초과 세수를 주도한 것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입니다. 올해 법인세는 136조4000억원 걷힐 것으로 예상됐는데, 추경 당시 전망한 101조3000억원보다 35조1000억원이나 많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잇따라 상향되면서 반년 사이 35조원가량 불어났습니다. 지난해 실적(84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51조8000억원 늘어난 규모입니다.
반도체 호황은 소득세도 밀어올렸습니다. 올해 소득세 수입은 152조4000억원으로 추경 전망치 136조8000억원보다 15조6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반도체·금융업계 성과급 증가로 근로소득세가 추경 전망보다 4조4000억원 늘었고, 반도체 기업의 특별배당 등 영향으로 배당소득세도 3조9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증시 호황도 초과 세수 증가에 기여했습니다. 올해 증권거래세 수입은 12조4000억원으로 추경 전망보다 1조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스피 거래대금 등에 영향을 받는 농어촌특별세도 20조3000억원으로 추경 전망보다 6조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민간소비 회복 등의 영향으로 부가가치세 역시 89조원으로 추경 전망보다 2조4000억원 증가했습니다.
반도체 호황에 따라 정부의 세수 예측은 올해도 빗나갔습니다. 추경을 반영한 최종 예산 대비 세수 오차율은 15.2%로 역대 다섯 번째로 컸습니다. 앞서 올해보다 오차율이 컸던 해는 1950년(21.5%), 1988년(17.6%), 2000년(16.6%), 1989년(15.3%) 등 네 차례뿐입니다.
초과 세수가 63조원가량에 달하면서 향후 사용처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현재 초과 세수 가운데 미래대응기금으로 얼마를 전입할지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활용 규모와 방식은 관계부처가 협의 중이라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정부 안팎에선 162조3000억원으로 짜인 미래대응기금 규모가 초과 세수 전액을 담으면 218조5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봅니다. 다만 현행 국가재정법상 초과 세수는 국채 상환에 우선 활용되기에 전액이 다 기금에 담기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