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종신 막힌 생보사, 치매·간병보험 과열경쟁 우려
단기납종신·경영인정기 이어 판매 제동…신상품 확보 고심
2026-09-30 14:34:25 ㅣ 2026-09-30 15:06:27
[뉴스토마토 장선영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이른바 '700종신' 신규 판매 중단 이후 신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마땅한 대체 상품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력 상품들이 잇따라 금융당국의 관리 대상에 오르면서 치매·간병보험으로 판매가 쏠릴 가능성이 커진 만큼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노인장기요양보험 급여비 지급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요양보험 급여비는 17조6863억7300만원으로 2024년 16조1785억6100만원보다 9.32% 증가했습니다. 급여비 지급 건수도 같은 기간 1554만2385건에서 6.35% 늘어난 1652만8802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공단 부담금은 14조7698억6700만원에서 16조1642억2500만원으로 9.44% 증가했습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장기요양과 간병을 둘러싼 사회적 비용도 커지고 있는 셈입니다. 보험업계에서도 치매·간병보험은 이미 소비자 수요가 확인된 상품군입니다. 연금보험과 함께 판매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영역으로 꼽힙니다. 특히 생보사들이 기존 주력 상품의 판매에 잇달아 제동이 걸리면서 간병보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생보업계에 '700종신보험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개선방안'을 전달하며 사실상 신규 판매를 중단시켰습니다. 700종신보험은 납입 기간이 20년인 상품입니다. 가입 후 7년이 지나면 해약환급금이 납입보험료 수준(100%)에 도달합니다. 이후 환급률은 110% 미만으로 유지됩니다. 높은 환급률을 앞세워 판매가 빠르게 증가했지만 종신보험이 저축성 상품처럼 판매될 수 있다는 불완전판매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700종신보험에 앞서 환급률 경쟁으로 당국 관리가 강화된 상품으로는 '단기납 종신보험'이 있습니다. 700종신보험보다 짧은 5년에서 7년가량 보험료를 납입하고 10년까지 계약을 유지하면 높은 해약환급률을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상품 경쟁이 치열해지며 환급률이 130%대까지 올라가자, 당국은 보너스 지급 시점의 추가 해지율을 최소 30% 이상 반영하도록 하는 등 계리가정과 건전성 관리를 강화했습니다. 환급률이 높아지는 시점에 계약 해지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보험사의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2024년 12월 말에는 '경영인정기보험' 판매 관행도 금융당국의 관리 대상에 올랐습니다. 경영인정기보험은 법인 최고경영자(CEO) 등을 피보험자로 해 사망을 주보장하는 보장성보험입니다. 해약환급률이 100%에 도달하기까지 10년 이상 소요되고 일정 시점 이후 감소하는 구조입니다. 계약자가 환급률이 높은 특정 시점에 대거 해지할 경우 보험사의 손실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또 일부 설계사가 미승인 안내 자료를 사용해 수익률을 과장하거나 절세를 강조하는 영업 행위가 이뤄져 금감원의 '주의' 단계 소비자경보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생보사 입장에서는 주력 상품의 빈자리를 채울 새 상품을 찾는 일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다만 생보업계는 사람의 생존과 사망 등을 보장하는 업종 특성상, 손해보험사와 비교해 새로운 위험을 담보할 수 있는 상품 개발 영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한계도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700종신 상품 판매 제한 이후 상품이나 영업 등 유관 부서에서도 대체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신상품 개발은 모든 생보사들의 숙제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지난 2025년 4월 경기 양주시의 가연재활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들이 와상 환자 어르신에게 경장영양제를 투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선영 기자 line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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