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해 중앙·지방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의 적자가 83조원을 넘기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민생 안정을 위한 소비쿠폰 지급 등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두 차례 편성되면서 민간 이전지출이 크게 늘어나고, 건강보험 급여비 증가 등으로 정부 소비가 증가한 이유가 컸습니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5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총수입-총지출)는 83조1000억원 적자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2007년 해당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적자 폭입니다. 공공부문은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사회보장기금)에 공기업(비금융공기업+금융공기업)을 포함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공공부문 총수입은 1192조1000억원으로 2024년에 비해 4.7% 늘었습니다.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되며 시장금리가 하락해 이자수익이 줄어들었지만 조세수입, 사회부담금 등이 늘어난 결과입니다. 반면 공공부문 총지출은 1275조2000억원으로 2024년에 비해 5.5% 증가했습니다. 민간으로 이전지출인 기타경상이전과 정부소비인 최종소비지출 등을 중심으로 증가했습니다.
이현영 한은 지출국민소득팀장은 "작년에는 13조5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소비쿠폰을 포함해 민생 안정을 위한 추경을 두 차례 편성함에 따라 민간으로의 이전지출이 크게 늘었다"며 "새 정부 들어 적극적인 재정 집행 기조를 보였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준비, 의료정상화에 따른 건강보험급여비 증가 등으로 정부소비도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총지출 증가 규모가 총수입 증가규모 보다 커지면서 적자 폭은 1년 사이 69조1000억원에서 83조100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공공부문 수지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흑자를 보이다가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부터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부문별로 보면, 지난해 중앙정부 수지는 90조1000억원 적자로 2024년에 비해 적자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적자 규모는 통계 작성 이후 최대입니다. 조세수입이 증가했지만 민생안정을 위한 민간이전지출이 늘며 적자폭이 확대됐다는 설명입니다.
지방정부는 적자 규모가 2024년 15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원으로 축소됐습니다. 중앙정부로부터 내려받는 교부금이 크게 늘어나며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입니다. 사회보장기금은 41조8000억원 흑자에서 32조원 흑자로, 흑자 폭이 줄어들었습니다. 고령화에 따라 정부가 국민에게 지급하는 사회수혜금이 국민이 납부하는 사회부담금보다 가파르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중앙·지방정부, 사회보장기금을 포함한 일반정부의 지난해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수지는 60조1000억원 적자로 집계됐습니다. 2024년에 비해 적자 규모가 확대됐고,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수지의 비율은 -2.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4.4%와 비교했을 때 양호한 수준이라고 한은은 설명했습니다. 명목 GDP 대비 공공부문 수지의 비율은 -3.1%로, 영국(-5.7%)보다는 높은 수준이고, 스위스(+0.5%)보다는 낮은 수준입니다.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비금융 공기업의 지난해 총수입과 총지출은 각 231조9000억원, 254조1000억원으로 1년 사이 0.5%, 2.7%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비금융공기업 수지는 22조 천억 원 적자로 전년에 비해 적자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비금융 공기업 적자 확대는 공 공주택 건설, 임대주택 매입 등 주택 관련 공기업의 투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습니다.
산업은행·주택금융공사 등 금융 공기업의 총수입(66조3000억원)과 총지출(67조1000억원)은 각 4.8% 감소, 4.1%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금융공기업 수지는 2024년 5조1000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9000억원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이자 수입이 늘며 재산 소득 지급이 감소했지만, 금융공기업이 국가에 납입하는 금액인 경상이전지출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 팀장은 올해 공공부문 수지와 관련해선 "올해부터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와 소득세 수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일반정부를 중심으로 2026년에는 적자 폭이 줄어들고 2027년에는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보험료율이 인상된 점도 사회보장기금의 흑자 축소세를 둔화시켜서 수지 개선에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