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ESS와 가격 차…미국선 달라진 K배터리 셈법
중국 신규 ESS 공장 승인 중단…과잉증설 제동
관세 격차·현지생산 세액공제로 가격 열위 보완
2026-09-08 16:28:00 2026-09-08 16:44:45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중국산 배터리의 가격 우위가 여전한 가운데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경쟁 공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과잉 증설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고 미국은 중국산에 대한 장벽을 높이면서, K배터리가 현지 생산과 세액공제를 앞세워 가격 열위를 보완할 여지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공급과잉 우려가 커진 ESS용 배터리의 신규 공장 승인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기존·계획 생산능력을 점검하고 있으며 아직 착공하지 않은 프로젝트의 승인을 일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기차용 배터리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ESS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공급과잉과 가격경쟁이 심화한 영향입니다.
 
다만 중국의 증설 제동이 당장 중국산 배터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가동 중이거나 건설에 들어간 생산능력은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 원재료와 소재, 셀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갖춘 중국 업체의 원가 경쟁력이 여전히 높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나와 있는 셀 가격만 놓고 보면 중국산과 아직 차이가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 같은 가격 격차를 정책이 좁히고 있습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ESS용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총 40.9%의 관세가 부과되는 반면 한국산은 12.5%가 적용됩니다. 관세 격차만 28.4%포인트입니다.
 
미 현지생산에 따른 혜택도 있습니다.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를 통해 미국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하면 kWh당 35달러, 모듈까지 생산할 경우 10달러가 추가돼 최대 45달러/kWh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산업연구원은 관세와 현지생산 인센티브 등을 고려하면 중국산 수입 제품과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생산 제품 간 가격 격차가 축소되거나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성을 감안하면 한국과 중국 간 관세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가격만으로 중국 업체와 맞붙기 어려운 국내 업체들은 현지 생산과 함께 ESS 사업 범위를 넓혀 가격경쟁력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셀뿐 아니라 모듈과 팩,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을 결합한 시스템 통합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여 북미 ESS 공급계약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수요 확대도 긍정적인 대목입니다. 산업연구원이 SNE리서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미국 ESS 시장은 2023년 55GWh에서 2035년 320GWh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용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 수요는 연평균 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미국의 탈중국 정책이 곧 K배터리의 가격 우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지만 미중 관계와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은 변수”라며 “중국산의 원가 경쟁력이 여전히 높은 만큼 향후 미국의 관세·공급망 정책과 국내 업체의 현지생산 확대가 실제 수주 경쟁에서 어느 정도 가격 격차를 상쇄하는지가 관건”이라고 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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