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저축은행업권에서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공공기관이 중소형 저축은행도 활용할 수 있는 공통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을 추진하는 가운데 개별 저축은행들은 핀테크·플랫폼 기업과 손잡고 고객 특성에 맞춘 자체 평가모형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안신용평가는 통신·소비·공공요금 납부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차주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시스템입니다. 현행 신용평가체계가 신용평가회사(CB)의 대출 상환이력과 부채 현황 등으로 신용평점을 산출한다면, 대안신용평가는 금융거래 이력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환 능력까지 평가 범위를 넓힐 수 있습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에서는 공공기관과 핀테크·플랫폼 기업 등이 보유한 비금융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접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업권에서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에 나선 가운데 토스·네이버파이낸셜 등 플랫폼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는 저축은행도 늘고 있습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자체 보유한 통신·공공·행동정보 등을 활용해 중·저신용자의 상환 가능성을 평가하는 서민 대안신용평가모델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취업 청년과 주부, 퇴직 고령층 등 금융 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Thin Filer)' 평가모형과 정책서민금융 이용자 가운데 민간 금융시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차주를 가려내는 모형을 함께 개발할 계획입니다. 이를 중소형 저축은행 등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금융 이력이 부족한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입니다.
개별 저축은행들의 자체 모형 구축 경쟁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금융지주 계열인 우리저축은행은 이날 ‘토스 소호(SOHO) 스코어'를 활용한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 ‘비타WON [BIZ]’를 출시했습니다. 토스에서 단독 판매하는 비대면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으로, 우리금융저축은행의 기존 개인 신용평가 시스템에 토스와 한국평가데이터(KoDATA)가 공동 개발한 토스 소호 스코어를 결합해 심사 체계를 한층 정교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고려저축은행은 지난 11일 토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PFCT)와 저축은행 특화 대안신용평가모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토스 소호 스코어를 활용해 맞춤형 모형을 개발하고 실제 대출 심사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앞서 지난 3월 IBK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지난달 애큐온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도 토스와 협력해 대안신용평가 체계를 구축하거나 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최근 사업자 신용대출에 자체 신용평가모형과 토스 소호 스코어를 결합한 복합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적용했습니다. SBI저축은행은 관련 상품의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웰컴저축은행도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협업을 통해 대안정보 활용에 나섰습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소상공인과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을 평가하면 웰컴저축은행이 이를 바탕으로 최종 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입니다.
저축은행들이 대안신용평가에 주목하는 배경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업권 특성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요 고객층 가운데는 신용점수가 낮거나 금융 이력이 부족해 기존 CB 점수만으로 실제 상환 능력을 일률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차주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향후 경쟁의 관건은 비금융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보다 이를 활용해 실제 상환 능력을 얼마나 정교하게 가려내느냐가 될 전망입니다. 기존 CB 점수는 낮지만 상환 여력을 갖춘 차주와 실제 부실 가능성이 높은 차주를 구분하는 '선별력'이 저축은행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대안신용평가가 확산될수록 단순히 새로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같은 신용등급 안에서도 우량 차주와 고위험 차주를 얼마나 세밀하게 구분하느냐가 우량 고객 확보와 연체율 관리, 금리 경쟁력까지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간판(왼쪽)과 비대면으로 신용점수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픽사베이. ChatGPT 합성)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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