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천글로벌시티 '홈잉루츠', 미국서 상표권 분쟁…법적대응·사업차질 '겹악재'
한미은행 "H 로고 유사, 26일까지 사용 중단하라" 경고장
인천글로벌시티, 로고 바꿀 경우 각종 비용 부담 불가피
시공사 두 차례 무산에 PF도 보류…정상화 변수 하나 '더'
2026-08-27 14:59:15 2026-08-27 15:10:42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인천글로벌시티의 아파트 명칭인 '홈잉루츠'(Homing Roots) 로고가 미국에서 상표권 분쟁에 휘말렸습니다. 홈잉루츠 로고가 미국의 한국계 은행인 한미은행(Hanmi Bank) 로고와 유사하다는 겁니다. 홈잉루츠와 한미은행 모두 영어 알파벳 'H' 모양 로고를 사용하는 중입니다. 인천글로벌시티로선 시공사 선정이 두 차례 무산돼 사업이 넉 달째 멈춰 선 상황에서 상표권 분쟁까지 겪는 겹악재를 맞게 됐습니다.
 
27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은행을 대리하는 로펌은 지난 19일 인천글로벌시티에 홈잉루츠 로고가 한미은행의 등록상표를 침해한다는 내용의 경고장을 발송했고, 인천글로벌시티는 국제특송과 이메일을 통해 경고장을 받았습니다. 한미은행 측은 인천글로벌시티에 '기한 내 서면 확약'을 요구했고, 이후에도 로고 사용이 계속될 경우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인천글로벌시티의 홈잉루츠 로고(왼쪽)과 한미은행 로고. (이미지=각 회사 홈페이지 캡처)
 
1982년 미국에서 설립된 한미은행은 로스앤젤레스 소재 한인 커뮤니티 은행입니다. 미국 전역에 32개 지점을 두고 있으며 총자산은 약 80억달러 규모입니다. 서울에도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미은행 측이 인천글로벌시티를 상대로 문제 삼은 건 로고의 형태입니다. 두 로고 모두 수직 평행선 두 개를 곡선으로 잇는 빨간색 계열의 영어 알파벳 'H'를 사용합니다. 소비자가 인천글로벌시티를 한미은행과 제휴 관계에 있거나 후원을 받는 곳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게 한미은행 측 주장입니다. 특히 홈잉루츠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인 소비자를 주요 대상으로 하는데, 한미은행 고객 상당수도 한국어 사용자입니다. 
 
홈잉루츠는 인천글로벌시티가 지난 4월14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선포식을 열고 공개한 아파트 명칭입니다. 인천글로벌시티는 재외동포들이 모국으로 돌아오고 싶어 하는 마음을 뜻하는 '홈잉'과 다시 뿌리내린다는 의미의 '루츠'를 결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H' 형태 엠블럼의 두 기둥에 대해서는 708만명의 재외동포와 304만명 인천시민을 상징한다는 의미도 부여했습니다.
 
반면 한미은행 측은 인천글로벌시티에 보낸 경고장을 통해 '미국 연방 등록상표 2건과 한국 등록상표를 보유하고 있다. 인천글로벌시티의 로고 사용이 미국 연방상표법(랜햄법) 제43조(a)항 위반에 해당하며, 상표권 침해와 불공정 경쟁, 출처 허위 표시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에 따른 한미은행 측 요구사항은 세 가지입니다. △인천글로벌시티는 로고 사용을 즉시 중단할 것 △홍보 문서와 광고물, 웹사이트, 소셜미디어서비스 등 모든 홍보물에서 해당 로고를 삭제할 것 △인천글로벌시티가 국내에 출원한 상표 2건을 취하할 것 등입니다. 한미은행 측이 제시한 서면 확약 기한은 지난 26일이었습니다. 응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습니다.
 
인천글로벌시티는 한미은행 측 경고장을 접수했고, 지난 24일 회의를 통해 관련 내용을 공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인천글로벌시티 입장에선 한창 광고에 열을 올리고 있는 로고를 내려야 할 경우 곧바로 상당한 비용 부담이 발생합니다. 현재 홈잉루츠 로고는 미국 라디오와 인포머셜 TV 광고, 인천국제공항철도 구간 광고, 송도 지역 아파트 엘리베이터 TV, 미디어파사드 등 국내외 여러 매체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광고의 상당수는 9월 이후까지도 계약된 상태입니다. 이달 초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뉴욕 등지의 미국 주요 지역 한인 신문에 전면광고가 실리기도 했습니다. 모델하우스 내·외부 사인물 역시 제작이 진행 중입니다. 이에 따라 로고를 교체할 경우 기존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거나 재제작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이 불가피합니다. 
 
가뜩이나 사업이 여러 차례 난항을 겪는 상황에선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인천글로벌시티는 지난 3월 호반건설을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공사비 증액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5월 말 지위를 해제했습니다. 
 
이후 7월10일 진행된 2차 입찰에선 참여 의향을 밝혔던 4개사 중 호반건설만 단독 응찰해 유찰됐습니다. 현재 분양가와 해외 분양대행사조차 정해지지 않았으며, 토지 잔금 3000억원대 조달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협의는 시공사 선정 지연으로 보류된 상태입니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시공사 재공고를 위한 명분 마련을 두고 사업 정상화 방안을 검토해 왔습니다. 인천경제청은 1차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이 결렬된 이후 2순위 업체와 협상을 개시하지 않은 경위, 호반건설과의 협상 결렬에 대한 과실 책임 소재를 먼저 가려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브랜드 존속 여부'라는 새로운 악재까지 더해지면서 사업 차질은 한층 심화할 전망입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인천글로벌시티 측에 한미은행으로부터 경고장을 받은 이후의 대응 경위와 홈잉루츠 명칭 유지 여부, 사전에 로고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는지 등을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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