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청와대를 패싱한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임 제청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 한·미 연합훈련 '축소' 발표까지. 내치에서도, 외치에서도 '청와대 패싱' 논란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 축소의 여파를 수습하면서도, 조희대 대법원장 사태와 관련해서는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나서며 정면돌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면 제청에 '불쾌감'…국회 논의 주목
19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는 연달아 발생한 패싱 논란을 예의 주시하며 수습에 방점을 찍고 움직인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 않고 이례적으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서면 제청한 것에 대한 향후 절차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인데요. 내부에서는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황당하다"는 반응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제청권 자체를 쥔 조 대법원장이 '서면 제청'이라는 절차를 밟은 만큼, 이후 절차를 어떻게 밟을 것인지 고심 중에 있습니다.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 후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본회의 통과는 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과반 찬성이 필요한데요. 이미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 자체에 반발하고 있는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부결시킬 수 있습니다.
논의 후 제청이라는 관례를 깬 이번 서면 제청에 대해 청와대는 불쾌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임명동의안의 국회 제출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데요. 다만 청와대가 직접 현 상황을 정리하기보다는 김민석 신임 지도부 체제하에서 관련 절차가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측과 협의하는 과정 속에서 나왔다"고 밝힌 만큼 국회 논의를 지켜본다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사법부와의 긴장 관계입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야당 대선 후보였던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습니다. 해당 판결의 속도와 내용으로 민주당과 조 대법원장 사이의 악연은 '사법 쿠데타'라는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이후에도 대법관 후임 추천 절차에서 갈등은 지속됐습니다.
이날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퇴학시켜 달라고 구걸하는 불량 학생의 태도"라고 조 대법원장을 직격했는데요. 사법부와 정부·여당의 갈등은 지속될 전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미 동맹 '시험대'…'배제' 반복
외치의 파장도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2기를 맞아 한·미 동맹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주의' 성향이 한·미 관계를 시험대로 내몰고 있습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오래전부터 미국이 한국과 연합 군사 훈련에 참여하기로 동의한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훈련 축소를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기간은 8월 17~27일에서 17~21일로 축소 시행됩니다.
문제는 한·미 연합훈련의 축소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에서 처음으로 접했다는 겁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 선택에 따라 미국 정부 내에서도 이를 접하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양국 간 소통 채널의 부재라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하는 아시아 순방 때 단독 회담까지 구상하고 있는데요.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종전 다자 논의'를 언급하며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했지만 대한민국이 관련 논의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야당의 비판이 쏟아집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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