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받았습니다. 1심보다 형량이 1년 늘어난 겁니다.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2025년 11월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윤성식 부장판사)는 19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 위반과 위증, 국가정보원법 위반, 증거인멸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원장에게 징역 2년6개월과 자격정지 2년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조 전 원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1심은 조 전 원장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으로부터 윤석열씨의 정치인 체포 관련 지시를 보고받고도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했다는 혐의(국회증언감정법 위반과 위증)를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유죄로 뒤집었습니다.
2024년 12월3일 계엄 당시 홍 전 차장은 조 전 원장에게 '윤씨로부터 (전화로) 국군방첩사령부를 지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방첩사가 이재명·한동훈을 잡으러 다닌다'고 보고했는데, 조 전 원장도 이를 윤씨의 지시로 파악하고 있었다는 게 항소심 재판부 판단입니다.
재판부는 "여야 주요 정치인을 체포한다는 중대한 사항을 1차장이 보고하는데, 이를 뜬소문 정도로 받아들였다는 건 경험칙에 현저히 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홍 전 차장의 비화폰 통화기록을 삭제한 증거인멸 혐의도 무죄에서 유죄로 뒤집혔습니다. 조 전 원장이 홍 전 차장의 소재나 연락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비화폰을 '보안 사고'로 인정했고, 계정 삭제로 통화 기록 등 전자정보가 사라진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2024년 12월6일부터 10일까지 기자회견과 인터뷰 등을 통해 정치인 체포 지시 관련 허위 내용을 공표한 혐의도 국가정보원법상 '정치 관여 금지'에 해당한다고 인정됐습니다.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홍 전 차장 진술의 신빙성을 약화시키기 위해 허위 내용을 유포했다"며 "윤씨에 대한 탄핵을 저지하기 위한 정치적 동기와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024년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삼청동 안가 회동에서 윤씨가 '비상한 조치'를 언급한 사실과 계엄 당일 선포문을 보거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다른 국무위원에게 계엄 선포문을 전달하는 장면을 목격하고도 이를 부인하는 증언을 한 것도 위증이라고 봤습니다.
반면 조 전 원장이 직접 '계엄 관련 지시 문건'을 받았다는 부분은 1심 유죄에서 무죄로 뒤집혔습니다.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시한 '피고인이 수령한 문건'은 계엄 관련 지시 문건이라고 보기 어렵고, 1심이 이를 '계엄 관련 일반 문건'으로 봐서 유죄로 인정한 건 불고불리 원칙(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법원이 심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입니다. 다만 윤씨가 조태열 당시 외교부 장관에게 계엄 관련 지시 문건을 건네는 장면을 목격하고도 이를 부인한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는 유죄가 유지됐습니다.
△정치인 체포 지시를 국회 정보위원회에 즉시 보고하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 △2025년 2월20일 홍 전 차장의 국정원 내 동선 폐쇄회로TV(CCTV)를 국회에 제출한 정치 관여 금지 위반 혐의는 1심과 같이 무죄로 인정됐습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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