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완수사 거부·수사권 남용에도 징계는 66개월 동안 '단 2건'
경찰 수사권 남용 등 사유로 '징계 요구'한 사례 8건
3건은 '불문경고' 그쳐, 2건만 법률상 징계처분 받아
'보완수사 요구' 거부해 징계 요구한 경우는 단 1건뿐
2026-07-23 14:31:09 2026-07-23 18:14:54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검사가 경찰의 보완수사 요구 거부와 수사권 남용 등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더라도 실제 제재로 이어진 사례는 66개월간 단 2건에 불과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수사를 통제하는 장치로 검사의 징계요구권이 마련됐지만, 2021년 제도 도입 이후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운영된 셈입니다. 
 
지난 5월2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사진=뉴시스)
 
23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형사소송법 제197조의3(시정조치요구 등) 7항에 따라 '검찰총장 또는 검사장이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법령위반, 인권침해 또는 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있다고 보고 징계를 요구'한 경우는 2021년 1월 해당 제도가 시행된 이후부터 올해 6월까지 8건에 불과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3건은 불문경고에 그쳤고, 법정 징계가 이뤄진 사안은 2건뿐이었습니다. 아직 1건은 징계 결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불문경고는 책임을 묻지 않되 엄중히 경고하는 행정처분입니다.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등 법정 징계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1년 동안 인사기록 카드에 등재되어 표창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사실상 준하는 불이익이 따릅니다.
 
검사가 징계를 요구하면 경찰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양정을 결정합니다. 이때 징계 양정이 견책에 해당하더라도 감경이나 과실 사유가 인정되면 불문경고로 처분할 수 있습니다.
 
같은 기간 경찰이 정당한 이유 없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따르지 않아 징계가 요구된 건수는 단 1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최종 처분은 불문경고에 그쳤습니다.
 
두 제도가 시행된 지 5년6개월 동안 검사의 징계 요구가 경찰의 실질적 법정 징계로 이어진 사례는 결국 2건인 겁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이 부여되면서 견제 장치로 징계 요구권이 도입됐지만, 실효성을 잃은 셈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징계 요구 실적이 저조한 배경에 대해 "다른 기관에 징계를 요구하다 보니까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다"며 "징계 요구 사유를 구체적으로 써야 하고, 검사장 승인까지 받아야 징계 요구를 할 수 있는 구조"라고 했습니다.
 
이어 "수사 검사 입장에선 번거롭게 징계를 요구하기보다, 신속히 수사해 사건을 빨리 처리하는 게 우선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징계를 요구할 만한 일이 발생해도, 징계 요구로까지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말입니다. 
 
경찰의 현저한 수사권 남용이 발견된 경우, 정식 수사로 이어지기 때문에 징계요구 제도를 사용할 기회가 없는 점도 징계 요구 수가 적은 이유로 꼽힙니다. 
 
반면 경찰이 징계에 처할 만큼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방증이란 주장도 나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경찰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신속하고 빠르게 처리해 주려 노력한다"며 "보완수사 요구를 거부해 징계를 당할 만한 공무원이 실제 얼마나 되겠느냐"라고 반문했습니다. 
 
한편, 그간 검사의 징계요구권은 경찰에 대한 과도한 통제라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때문에 김용민 민주당·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주도해 발의안 형소법 개정안에선 경찰의 보완수사 요구 불이행 및 수사권 남용 등이 있는 경우 검사가 경찰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삭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형소법 개정안 태스크포스(TF)가 마련한 개정안엔 직무 배제와 교체 요구는 물론 징계 요구권까지 유지·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됐습니다.
 
이에 경찰은 지난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검토 의견을 제출하며, 검사의 징계요구권을 수용하고 보완수사요구권을 실질화하는 데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걸로 알려졌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