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난민신청자 3%만 받는 생계비…평균 지급기간도 3.5개월 불과
지난해 난민생계비 예산 9억1700만원 편성…28% 불용 처리
법무부 '가접수' 대책 제시…현장선 "쉬운 신청법 고민해야"
2026-07-20 13:35:39 2026-07-20 15:05:40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난민 신청자 가운데 정부로부터 생계비 지원을 받는 비율은 3%가 채 되지 않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평균적인 지급 기간도 3.5개월에 불과했습니다. 정부는 임산부·고령자·영유아 동반자 등 생계 지원이 필요한 난민 신청자를 대상으로 생계비를 최대 6개월간 지원하지만, 실제 수령 기간이 4개월에 못 미치는 겁니다. 난민 생계비 지원 제도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18년 9월16일 오후 서울 보신각 앞에서 난민인권센터 등 주최로 열린 '난민과 함께하는 행동의 날' 집회에서 한 이집트 난민 여성이 자신의 아이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20일 법무부에 따르면, 2025년 난민 신청자 1만4622명 중 생계비 신청자는 482명(3.3%)에 그쳤습니다. 이 가운데 심사를 거쳐 실제 생계비를 받은 인원은 363명으로, 전체 난민 신청자의 2.48%에 불과했습니다. 
 
같은 기간 생계비 평균 지급 기간도 3.5개월 머물렀습니다. 연도별 평균 지급 기간을 살펴보면 △2021년 3.02개월 △2022년 3.33개월 △2023년 3.42개월 △2024년 3.28개월로, 수년째 4개월의 벽을 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생계비 신청률과 지급 기간이 저조한 탓에 매년 책정된 예산도 다 사용하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법무부는 지난해 난민 생계비 예산으로 9억1700만원을 편성했으나 집행률은 72%였습니다. 2억6100만원은 불용 처리됐습니다. 
 
난민지원단체들은 이런 실태의 원인으로 법무부의 홍보 부족을 꼽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난민 신청자 22명을 인터뷰한 결과, 5명은 생계비 지원이 절실했음에도 해당 제도 자체를 몰라 신청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다른 4명은 출입국·외국인청으로부터 난민 생계비에 관한 안내를 듣지 못했고, 난민지원단체나 국내 체류 중인 지인, 커뮤니티를 통해 뒤늦게 제도를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생계비 지급 기간이 짧은 데는 까다로운 서류 구비 절차가 걸림돌로 지목됩니다. 현재 생계비를 신청하려면 외국인등록증과 본인 명의의 통장 사본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난민 신청 후 외국인등록증이 발급되기까지 통상 한 달 이상이 걸립니다. 외국인등록증을 받더라도 시중 은행들은 금융범죄 악용 우려를 이유로 난민 신청자의 계좌 개설을 꺼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난민 혼자서 통장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법적 기한(6개월)이 속절없이 흘러가는 겁니다.
 
법무부 역시 이런 행정적 한계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공표한 고위험 국가 또는 관찰 대상 국가 출신 난민은 강화된 고객 확인 대상에 해당해 사실상 통장 개설이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에 통장 개설이 어려운 난민 신청자의 경우 먼저 생계비 지원 신청을 가접수하고, 생계비 지원이 결정되면 우리은행 지정 영업점에서 통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우리은행 본점과 협의하여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는 법무부가 내놓은 대책의 실효성에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최영란 난민인권센터 활동가는 "생계비 지원 신청 가접수는 통장 개설이 어려운 특정 국가 출신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난민 신청자는 기존처럼 통장을 만들고, 체크카드 사본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게 이전보다 더 나아진 제도인지 의문"이라며 "난민 생계비 신청률을 높이려면 출신 국가와 상관 없이 난민 생계비 가접수를 받는 등 신청 방법을 좀 더 쉽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